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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진정 놀 줄 알았고 놀 수 있었던 옛날 아이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20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저녁술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섶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 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을 하고 꼬리잡이를 하고 가마타고 시집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록 북적하니 논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구고  홍게닭이 몇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 거리다 잠이 든다."

위 글은 1935년 12월 잡지 《조광》에 백석이 발표한 작품입니다. 시인이 명절날 ‘여우난골’에 있는 큰집에서 있었던 모습들 특히 아이들이 밤이 깊어 가는 줄 모르게 놀이하던 모습이 토속적이면서도 서정적인 표현을 통해 질박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 지금은 잊힌 아이들의 많은 놀이들을 얘기합니다. 쥐잡이, 굴금막질(숨바꼭질), 꼬리잡이, 장가가는 놀음은 물론 바리깨돌림(주발 뚜껑을 돌리며 노는 놀이), 호박떼기(말타기와 비슷한 놀이), 제비손이구손처럼 지금은 잘 알지 못하는 놀이들이 소개됩니다.

 

   

▲ 김홍도 "단원풍속도첩" 가운데 <고누놀이(보물 제527호)>, 국립중앙박물관


이렇게 예전 아이들은 신나게 놀면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온통 공부에 찌든 나머지 도무지 놀이를 할 여유가 없습니다. 놀이운동가 편해문 선생은 글항아리에서 나온 《놀이로 본 조선》이란 책에서 “10년 동안 아시아의 아이들을 만나러 다녔지만 아이들이 바쁜 것으로 치기는 대한민국이 으뜸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도무지 놀지 못하고 지내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무척 안쓰럽다고 얘기하지요. 아이들은 놀면서 큰다고 하는데 놀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은 도무지 사회성을 기를 수 없고 그것이 사회생활에서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설 테인데 어디 아이들을 해방시킬 방법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