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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대한, 신라 때는 소나무가 얼어 죽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20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맨 마지막 날 “대한(大寒)”입니다. 이름으로는 가장 추운 날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작은 추위라는 소한에 가장 추운 날의 지위를 빼앗겼습니다. 이날은 세끼 가운데 한 끼는 꼭 죽을 먹었지요. 그것은 나무나 한두 짐씩 하는 것 말고는 대부분 일하지 않고 쉬는 때이므로 삼시 세끼 밥 먹기가 죄스러워 그랬다고 합니다. 또 겨울에 양식이 있다 하여 아끼지 않으면 보릿고개 때 굶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뜻도 있습니다.

요즈음 매서운 추위에 사람들은 쩔쩔매지만 온난화 때문에 예전 같이 살을 에는 추위는 아니지요. 그러나 예전엔 추위도 추위지만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집과 추위를 막아낼 옷가지도 변변치 못했기에 백성은 참으로 힘든 겨울을 보내야 했습니다. 심지어 《삼국사기(三國史記)》 권제10 “신라본기” 애장왕조 801년 10월에 보면 “큰 추위가 있어 소나무와 대나무가 모두 죽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의 추위와는 견줄 수도 없을 만큼 추웠나 봅니다.

 

   
▲ 고려 제10대 임금 정종(靖宗), 대한을 맞아 귀화한 사람들과 오랑캐에게 잡혀갓다 되돌아온 사람들에게 면포를 주라고 하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래서 예전 백성을 사랑하는 임금들은 백성 보살피는 것도 큰일이었지요. 조선 전기 문종 2년에 나온 고려시대의 역사서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 권4 정종(靖宗) 5년 12월조에는 임금이 신하에게 분부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절기가 대한이므로 바람이 불고 눈이 내려 심히 차갑다. 생각건대 가난한 자들은 필시 얼고 굶주리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외국에서 귀화한 사람과 오랑캐에게 잡혔다가 되돌아온 남녀 모두 80여 명에게 그 늙고 어림을 헤아려 각기 면포를 하사하라.” 예전 같지 않은 추위라도 어려운 이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추위입니다. 모든 어려운 이들도 더불어 겨울을 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