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삼성동 한국문화의집(코우스)에서는 화성 재인청 도대방을 지낸 이동안 선생의 수제자로 알려진 이승희 선생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때 이 공연을 본 관객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지요. 그것은 이승희 선생의 춤이 그동안 우리가 봐오던 춤들과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그랬던 것입니다. 춤추듯 멈추고 멈춘 듯 춤추는 그날의 춤은 기교와 교태를 싹 뺀 그야말로 담백한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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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장 마당에서 승무를 추는 이승희 선생 |
경상대학교 민속무용학과 김미숙 교수는 우리 춤사위가 “정중동(靜中動)”과 “동중정(動中靜)”이 내포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정재(呈才) 곧 궁중무용은 궁중무용대로 멈춘 듯 움직이며 흐르고 있는 유장미를 내재하고 있고, 민속춤은 민속춤대로 즉흥성을 띠고 정중동과 동중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살풀이춤이나 승무는 물론 영남의 덧배기춤, 탈춤, 풀물굿의 채상모놀음에서도 그것을 분명히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불교가 성했던 고려에서 청자가 발달했던 것과는 달리 성리학이 최고의 가치였던 조선에서는 담백한 모습을 담아낸 백자가 유행했듯이 우리 겨레의 춤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예술적 가치는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쉽게 보여주지 않지만 보일 듯 말 듯한 숨 막히는 아름다움은 바로 우리 겨레의 미학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교태와 기교를 담은 춤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 우리 춤을 올바로 보려는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이제 우리 문화에도 우리 것을 올곧게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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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태평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