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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김정희 제자 이상적, 청나라 정보통이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30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보 180호 “세한도(歲寒圖)”. 이 유명한 그림은 추사 김정희가 유배 중에도 외면하지 않고 중국에서 수많은 책을 사다 주었으며 청나라 문인들의 편지를 전해준 제자 이상적(李尙迪, 1804∼1865)에게 고마움을 담아 그려준 것이지요. 그 이상적은 중국에 열두 차례나 다녀왔는데 27살 되던 해부터 환갑이 지난 1864년까지 중국에 다녀와 한번 다녀오는데 반년이나 걸리고, 준비기간도 필요한 것을 생각한다면 젊은 시절의 절반을 중국에서 머무른 것입니다. 그런 이상적은 단순히 중국을 드나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문인들에게서 인정받고 많은 교류를 했던 사람이지요.

특히 그는 제8차 연행을 했던 1847년 북경 유리창(평화문 남쪽에 거리로 고서ㆍ미술품 상점가)에서 문집 《은송당집(恩誦堂集)》을 펴냈습니다. 나라안팎에서 문인들과 주고받은 시문을 12권 목판본으로 낸 것인데, 표지 제목과 서문, 찬(讚)을 모두 청나라 문인들이 짓고 써주어 그가 청나라 사람들과 어느 정도 교분이 두터웠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상적은 청나라 문인에게서 받은 편지를 모아 《해린척독(海隣尺牘)》이라는 10권 분량의 서한집도 냈는데 이는 인쇄하지 않아 필사본만 전해집니다.

 

   
▲ 이상적이 펴낸 《은송당집(恩誦堂集)》, 《은송당집》에 실린 이상적 초상

 
이상적은 또 청나라에서 크게 일어난 “태평천국(太平天國)의 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조정에 올렸지요. 사신들이야 북경을 나설 수가 없었고 더구나 청나라 말로 소통할 수 없기에 정보를 알 수가 없지만 이상적은 청나라 인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상적이 1859년 제10차 연행에서 돌아와 올린 “견문사건(見聞事件)”을 보면 청나라 장수들이 군자금을 빼돌리고, 영국 오랑캐가 이 틈을 타서 약탈을 감행하는 것은 물론 천진을 개방하라고 압력을 넣는 것까지 상세하게 보고한 청나라에 관한 한 으뜸 정보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