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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모레는 망종, 발등에 오줌 싼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30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모레는 24절기 가운데 아홉째 망종(芒種)입니다. 망종이란 벼, 보리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씨앗을 뿌려야 할 적당한 때인데 모내기와 보리베기에 알맞은 때지요. 그러므로 망종 무렵은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 절기로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라는 속담이 있는데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무렵은 모내기와 보리베기가 겹치는 때여서 “발등에 오줌 싼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한해 가운데 가장 바쁜 철이지요. 바쁘다는 것을 말하는 또 다른 속담으로 “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 “별보고 나가 별보고 들어온다.”도 있습니다.

 

   
         ▲ 보리베기와 모내기로 바쁜 "망종", 불 때는 부지깽이도 거든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예전엔 보리 베기 전에 늘 "보릿고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보릿고개“를 뜻하는 한자말 “맥령(麥嶺)”, “춘기(春饑)”, “궁춘(窮春)”, “춘빈(春貧)”, “춘기근(春飢饉)”, ”궁절(窮節)” 같은 여러 가지 말들이 조선왕조실록에도 자주 나올 정도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망종까지 헐벗고 굶주린 백성이 많았는데 보리는 소화가 잘 안 돼 ‘보리방귀’라는 말까지 생겼지만 보리방귀를 연신 뀔 정도로 보리를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방귀 길 나자 보리양식 떨어진다.’는 속담이 나왔을까요. 제발 이제는 '보릿고개'란 말이 옛말로만 남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