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금 일본에는 수국꽃이 지천이다. 교토에서 토박이말로 평생 시를 쓰는 한밝 김리박 시인이 소박한 수국꽃 사진을 보내왔다. 문득 일본에 있을 때 길거리 아무데서나 흔히 마주쳤던 수국꽃 생각이 난다.
일본말로는 아지사이(紫陽花)라고 부르는 이 꽃은 6월이 한창 보기 좋아서 그런지 일본의 곳곳에서는 ‘아지사이 잔치’가 한창이다. 특히 절 경내에 잔뜩 심어둔 곳이 많은데 김리박 선생이 찍어 보내온 수국은 교토의 천년고찰 양곡사(요코쿠지, 楊谷寺)에 핀 꽃이다.
우리말의 수국이란 말은 한자 이름은 수구화(繡毬花)로 이 뜻은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뜻으로 수구화에서 수국화, 수국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식물학자 박상진 교수는 말한다.
박 교수는 수국에 대한 재미난 일화도 소개하고 있는데 학명에 붙은 ‘otaksa’란 말에 대해 “18세기 초 서양의 문물이 동양으로 들어오면서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은 의사 겸 식물학자들은 앞다투어 동양으로 진출했다. 오늘날 학명에 식물이름을 붙인 명명자(命名者)로 흔히 만나게 되는 네덜란드인 주카르느(Zucarnii)는 당시 약관 28세의 나이에 식물조사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와 있다가 오타키라는 기생과 사랑”에 빠진데서 유래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둘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고 기생 오타카는 결국 변심하게 되는데 가슴앓이를 하던 주카르느는 아지사이(수국)의 학명에 오타키의 높임말을 서양식으로 표기한 ‘otaksa’로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수국꽃은 처음 필때는 흰색을 띄다가 활짝 필무렵에는 점점 푸른빛에서 보랏빛으로 변하는 등 색의 변화가 한 송이 꽃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현재 일본에서 사랑받는 다양한 수국은 원산지 중국의 수국을 이리저리 교배시켜 원예품종으로 만든 것으로 암술과 수술이 모두 없어지는 거세를 당하여 씨를 맺을 수 없는 석녀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국은 원예용이 아닌 산에서 흔히 만나는 산수국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등수국은 모두 생식기능을 가진 정상적인 나무로 일본의 원예종과는 다르다.
6월에 일본 방문 계획이 있으면 구태여 고찰에 가지 않아도 길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수국꽃에 눈길을 돌려 보는 것도 한국의 정서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꽃에 관심이 있다면 미리 수국의 명소를 알아보고 가도 좋을 것이다.
<사진제공:교토 김리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