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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중국ㆍ일본 술을 저만치 따돌릴 만한 한국 전통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1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의 술은 붉거나 흰색으로 쌀이나 밀 따위 곡물로 빚어내며, 발효하기 전 단계에 불붙은 숯을 집어넣음으로써 맑은 빛깔을 낸다. 그것은 질적인 면에서 중국이나 일본의 술을 저만치 따돌릴 만한데, 입천장에서 착착 달라붙는 그 부드러운 맛이 흡사 우리의 포도주를 연상시켰다. 맛이 매우 좋아 친구들을 위해 프랑스에도 좀 가져가고 싶었지만 운반할 수 있게 포장된 것도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장시간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아쉽지만 포기해야 했다.”

위 내용은 조선에 왔던 프랑스인 샤를 루이 바라와 샤이에가 쓴 《조선기행, 성기수 뒤침, 눈빛, 2001》에서 조선 전통술을 소개하며 극찬했던 말입니다. 그는 조선술이 얼마나 맛있던지 바다 건너 고국의 벗들에게 술맛을 보여주고 싶지만 오랫동안 보관하거나 유통이 어려웠기에 포기했다고 합니다. 정성껏 빚은 술은 오래 두면 발효가 진행되어 식초로 변해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우리 전통주에는 그렇게 빚은 술 말고도 소줏고리에서 중류해 빚은 증류주가 있었는데 프랑스인이 오래 두고 마실 수 있는 이 증류주를 몰랐을 겁니다. 1766년(영조 42) 유중림이 쓴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보면 증류주(소주)를 빚는 방법을 기록해두었는데 윗물을 열두 차례 갈면 그 술맛이 독하지도 묽지도 않지만 여덟아홉 차례만 갈아주면 술맛이 매우 독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소주를 내릴 때는 참나무나 보릿짚, 볏짚 따위를 땔감으로 써야하고, 불의 세기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할 만큼 우리 술은 만드는 방법 역시도 간단하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