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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정약용 부부의 사랑이 담긴 하피첩, 실학박물관서 전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1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병든 아내가 치마를 보내
천리 밖에 그리워하는 마음을 부쳤는데
오랜 세월에 홍색이 이미 바랜 것을 보니
서글피 노쇠했다는 생각이 드네.
잘라서 작은 서첩을 만들어
그나마 아들들을 타이르는 글귀를 쓰니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평생 가슴속에 새기기를 기대하노라."



위는 보물 제1683-2호 《정약용 필적 하피첩(丁若鏞 筆蹟 霞帔帖국립민속박물관)》 서문에 있는 내용입니다. 정약용이 전남 강진에 유배되고 7년 뒤 남편이 돌아올 기미조차 없던 1806년 부인 홍 씨가 특별한 선물을 유배지로 보냅니다. 바로 홍 씨가 혼인할 때 입고 왔던 붉은빛 비단치마지요. 그러나 이 다홍치마는 이미 누렇게 바래 있었습니다.

선비였던 정약용은 이 애틋한 선물을 받고 그 치마폭을 잘라 부인이 아닌 두 아들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담아 편지를 써 보냅니다. 그리고 남은 짜투리 옷감으로는 딸에게는 매화와 새를 그린 그림 ‘“매회병제도”(梅花倂題圖)’를 그려 보냈습니다. 흰꽃이 핀 매화가지 위에 두 마리 새가 앉아 한 곳을 바라보는 이 그림은 딸이 다복한 가정을 꾸미라는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내년 3월까지 열리는 “하피첩의 귀향”을 보러 실학박물관에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