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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김영란법”,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50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패두(牌頭, 장용위 소속 패의 우두머리)의 망장(望狀, 벼슬아치 후보 세 명씩 골라 올리는 보고서)을 임금께서 친히 보시고 낙점(落點)하였는가? 주상께서 만일 아셨다면 어찌하여 끝의 사람에게 낙점하셨겠는가?’ 하였다. 황희가 이에 임금께 아뢰기를, ‘신이 오랫동안 근밀(近密)한 자리(승정원)에 있으므로 남의 의논을 매우 두려워하는데, 지금 박유손에게 욕을 당하였으니 집으로 물러가겠습니다.“

 

이는 태종실록8(1408) 818일 기록입니다. 박유손은 개국공신인 조온에게 청탁하여 임금 호위부대의 우두머리가 되려 했습니다. 이에 조온이 박유손을 추천하였으나 태종은 다른 이를 임명하였지요. 자신의 청탁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자 박유손은 정승인 황희를 찾아가 그를 따졌는데 청렴했던 황희는 이런 일이 생긴 것을 자신의 무능함으로 여겨 태종에게 사실을 고하고 사직을 청한 것입니다. 이에 태종은 청탁을 한 박유손을 남포로 귀양 보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과 비슷한 것이 조선시대에도 있었던 것이지요. 바로 이를 분경방지법(奔競防止法)“이라 하는데 분경은 '분추경리(奔趨競利)'의 줄임말로 벼슬아치의 집에 드나들며 벼슬을 청탁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태종 5년 교명으로 분경을 금했고, 성종 때 조선시대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명시되며 법제화 되었는데 공신의 집에 이웃을 제외한 친가 8, 외가 6촌 이내 사람의 출입을 금한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가에 대한 인사와 이권 청탁은 사회적 문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