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정조실록》 1779년(정조 3년) 8월 3일 기록 일부입니다. 정조가 화성 행차를 하는 도중 구경나온 백성들을 보고 한 말입니다. 조선 삼대 성군의 하나인 정조는 풍년이 든 것은 덕이 없는 자신을 보면 그저 하늘이 돌본 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백성 한 사람 마음이라도 얻지 못할까봐 걱정합니다. 어머니 혜경궁 홍 씨의 회갑연을 열고 현릉원(융릉)에 잠들어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찾아뵙기 위해 나서는 행차에서의 일입니다.
정조는 이어서 "임금은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라는 순자의 ‘주수군민론(舟水君民論)’를 들어 임금은 배와 같아서 배를 띄우는 백성이 배를 뒤엎을 수 있음을 깊이 생각합니다. 이 ‘주수군민론’은 요즘 대통령 탄핵이라는 처음 있는 불행한 사태에서 곰곰이 생각해야할 말입니다. 성군이라고 칭송을 받은 임금들은 한결같이 백성을 통치의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온 정성을 쏟아 섬겨야할 대상으로 보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