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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안데르센 오가와미메이의 “찔레꽃”

[맛있는 일본이야기 398]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오가와미메이(小川未明,1882-1961)의 작품 가운데 찔레꽃이란 게 있다. 원래 일본말로는 노바라(ばら)인데 우리말로 번역하면 찔레꽃또는 들장미”로 번역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인들에게 들장미찔레꽃은 사뭇 다른 이미지로 다가서지만 일본말은 이 둘을 가리키는 말이 노바라(ばら)”.

 

오가와미메이의 작품 노바라(ばら)’를 필자는 찔레꽃으로 번역하고 싶다. 가수 장사익은 찔레꽃 향기가 짙어 너무 슬프다고 했는가?


오가와미메이의 찔레꽃줄거리는, 국경선을 사이에 둔 두 나라 병사가 전쟁이 없는 상황에서 친하게 되어 장기도 두고 말동무도 하다가 갑자기 한쪽의 병사가 전쟁으로 국경 수비대를 떠나야 하는 일이 생긴다. 두 나라 병사는 한쪽이 노인이고 한쪽이 젊은이었다. 젊은이가 국경 수비대를 떠나기 전까지 두 병사는 날마다 마주치면서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그때가 바로 찔레꽃 필 무렵이었다.


 

유독 가슴 시린 향기를 내뿜는 찔레꽃 주변에는 언제나 꿀벌들이 날아들었고 적이자 동지가 된 두 사람은 마치 친아버지와 아들처럼 친하게 되지만 결국 젊은이는 전쟁터로 배치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이러한 사실을 전해들은 노인병사는 마치 자신의 아들이 죽기라도 한양 가슴 아파했다.

 

찔레꽃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에 호기심을 갖지만 이내 둘이 헤어져야하는 현실 앞에서 가슴을 졸인다. 비록 적군의 병사였지만 아들처럼 살갑던 사람이 아니던가! 작가 오가와미메이는 노인병사의 꿈에 젊은병사를 등장시켜 '전쟁의 무모함을 고발하고 평화를 다시 생각케하는 구성'으로 이 동화를 마무리한다. 그때 이들의 배경이 되는 것이 찔레꽃이다.

 

찔레꽃은 이미 젊은병사가 전쟁터에서 숨진 것을 알았는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국경 초소에 자라던 찔레꽃은 젊은병사가 숨을 거둔 뒤 얼마 되지 않아 말라죽고 만다. 쓸쓸한 국경에 홀로 남겨진 노인병사 역시 국경을 떠나 따뜻한 남쪽 나라로 돌아가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고 있다. 서로 적국의 병사지만 따스한 인간미를 나누는 모습이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진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찔레꽃은 그 향기처럼 여운이 오래남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