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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의 크기와 나눔

[정운복의 아침시평 14]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가끔 군대 간 아이가 집에 옵니다.

부사관이니 출퇴근이 자유로운 게 이유이지요.

그럼 파이를 시켜서 같이 먹을 때가 있습니다.

파이는 정확하게 8조각으로 분리되도록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저는 파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분배에 별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전체적인 파이의 총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누군가 많이 먹으면 누군가는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집안의 사소한 일로 치부하면 그만이겠지만

사회적으로 인식을 높이면 분배의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곧 사회적으로 생산된 파이의 총량은 같습니다.

이 총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더 많이 가져가는데 혈안이 된다면

분배의 불균형이 만들어지게 마련이고 이는 소득의 양극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

 

폐지를 주워 살아가는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지런한 사람은 더 많은 폐지를 줍게 되겠지요.

그런데 폐지의 수량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누가 많이 주워간다면 좀 굼뜬 사람의 몫은 적어지게 마련이어서

그 가난의 정도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진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성장우선이냐 분배우선이냐 하는 것은 늘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파이를 키우는 데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힘 있는 자들이 대부분 가져가기 때문에 모두가 나눠 먹기가 힘들고

분배에 신경을 쓰다보면 공평은 실현될지 모르겠으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요즘 사회를 보면 중산층이 무너졌다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비교적 구매력이 높은 집단인 중산층의 몰락은 성장률의 둔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파이를 열심히 키우되

적절히 나누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하는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