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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적삼이 찢어지니 은정까지 끊어질까 두려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1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醉客執羅衫(취객집라삼) 취객이 비단 적삼을 잡아당기니

羅衫隨手裂(나삼수수열) 비단 적삼이 손길 따라 찢어지네.

不惜一羅衫(불석일라삼) 비단 적삼 한 벌이야 아깝지 않으나

但恐恩情絶(단공은정절) 은정(恩情)도 따라 끊어질까 두렵네.


 

이는 매창이 지은 취하신 님께(贈醉客)”라는 제목의 한시입니다. 취한 손님은 매창의 비단 적삼을 잡아당기고 매창이 살짝 몸을 틀자 고운 적삼이 쭉 찢어져 버렸습니다. 적삼이 찢겼으니, 매창이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니었겠지요. 그러나 비단 적삼 한 벌이야 아깝지 않으나, 은정도 따라 끊어질까 두렵다.”란 시를 읊을 뿐입니다. 참으로 슬기로운 표현을 담아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음입니다.

 

매창은 홍길동전을 쓴 허균과의 우정으로도 유명합니다. 허균은 그의 글에 "계생은 부안 기생이다. 시와 율을 잘하고 또 노래와 거문고도 잘했다. 성품이 깔끔하여 음란하지 않아 내 그 재주를 아껴서 가까이 사귀었다. 같이 웃고 무람없이 놀아도 어지럽지 않아서 오래 사귈 수 있었다. 이제 그가 죽었다고 하니 눈물로 시 두어 수 적어 슬픔을 표하노라.“라고 노래했습니다. 혹시 부안에 들리거든 매창 무덤(전라북도 기념물 제65)과 매창공원에 서서 그녀의 시를 읊어보는 것도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