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손기정 기증 <투구>(보물 904호)와 송성문 기증문화재인 <대보적경(大寶積經)>(국보 246호) , <기해기사계첩(己亥耆社契帖)>(보물 929호) 등 국보와 보물 5점에 대한 교체전시, 전시보완 전시를 8월 1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의 기증문화재실에서 선보인다.
이번 일부 교체전시에는 2003년에 송성문(1931-2011) 선생이 기증한 기증품 중에, 국보 246호인 <대보적경>과 보물 1140호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그리고 보물 929호 <기해기사계첩>, 보물 1079호 <홍무예제(洪武禮制)>, 보물 1281호 <자치통감(資治通鑑)>이 새로이 교체되어 전시된다.
<대보적경>은 드문 고려시대의 첫 대장경으로 11세기 판각본이고, <묘법연화경>은 조선왕실의 불교와 세조대(재위 1455∼1468)의 간경도감(刊經都監) 설치와 활동을 잘 보여주는 자료다. 또<자치통감>은 조선시대 세종이 만든 금속활자인 갑인자(甲寅字) 인쇄본으로, 정갈하고 부드러우며 필력에 생동감이 넘치는 서체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기해기사계첩>은 왕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는 의식을 나라 행사로 처음 시행하여, 이를 화첩으로 기록한 궁중기록화의 대표작이다. 숙종(재위 1674∼1720)이 59살 되던 해, 기해년(1719년)에 기로소에 들어간 것을 기념해 제작한 이 계첩에는 초상화 외에 행사를 묘사한 기록화 5장면을 추가하여 계첩을 만들었다. 또한 행사에 참여했던 기로신(耆老臣) 10명을 그린 초상화는 18세기 초의 전형적인 초상화 화풍의 기준이 되는 중요작품이다.
송성문 선생이 국보급 고서 수집품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던 <수석(壽石)> 1점도 이번 교체전시를 통해 기증문화재실 들머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수석에 남다른 조예가 깊었던 송성문 선생이 수집한 청오석(靑烏石) 수석으로, 송성문 선생의 헌시와 함께 전시하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혜전 송성문 선생은 평생을 교육과 출판사업에 몸담아온 교육자이자 사업가로, 1960년대에 귀중한 고인쇄 자료가 초배지로 사용되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전국의 인쇄문화 관련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모은 문화재를 2003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다.


선생의 기증문화재에는 고려 현종(재위 1010~1031)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판각한 세계 두 번째의 한역 대장경이면서 고려 첫 대장경인 국보 271호 <초조본(初雕本) 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과 이번에 전시되는 국보 246호 <대보적경>과 조선 숙종대의 <기해기사계첩>을 비롯하여, 사경(寫經)과 세종대왕 왕지(王旨), <한석봉 서첩> 등 국보 4점과 보물 22점을 포함한 101점으로, 이번에 전시되는 전적문화재는 그 중의 일부이다.
또 이번 교체전시에 주목을 받는 손기정(1912∼2002) 기증 <투구>는 마라톤 손기정 선수가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대회에서 우승한 부상품으로 받은 것으로, 1994년에 손기정 선생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여 기증문화재실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보완은 상설전시관의 대표 전시품에 대한 주목성을 높여 관람객이 쉽게 찾아 감상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개선작업의 하나로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전시품의 배경 설명을 충분히 담은 패널과 주목성을 높인 전시디자인, 손기정의 마라톤 장면과 일생을 요약한 영상을 <손기정 투구>와 함께 감상함으로써, 전시품 감상을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