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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리는 글

세종대왕과 이순지, 하늘에 별을 그리다

[세종대왕 즉위600돌을 기리는 글 2]

[우리문화신문=최기호 교수] 

 

* “지구는 둥글고 태양의 주위를 돈다.”

 

밤하늘에 빛나는 아름다운 별들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체라고 옛 사람들은 믿어 왔다. 그래서 임금은 하늘의 질서를 잘 알아서 나라를 바르게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정평(靖平) 이순지(李純之)는 세종대왕 때 문과에 급제하였지만 뛰어난 수학자이며, 탁월한 천문학자였다. 《세종실록》을 보면 이순지는 1430년에 한양의 북극 고도가 북위 38도라고 밝혔다. 그리고 당시에 월식이 언제 발생해서 언제 끝나는지도 정확히 알아 맞혔다.

 

 

또 이순지는 지구가 태양을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365일 5시간 48분 45초라고 정확히 계산하였는데 현대 천문학의 계산과 1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월식이 진행될 때 보이는 그림자가 바로 지구의 그림자이고, 그 그림자가 둥글다는 것을 관찰하여 “지구는 둥글고 태양의 주위를 돈다.”라고 하여 세계 최초로 지동설을 주장하고 증명하였다.

 

폴란드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N. Copernicus)는 1543년에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지동설을 주장하였는데 이순지는 이보다 100년이나 앞서서 지동설을 주장하고, 증명한 것이다

 

* 세종대왕, 경복궁 간의대에서 별자리를 그리다

 

세종대왕은 1432년(세종14) 경복궁 경회루 북쪽에 간의대(簡儀臺)를 살치하고 별자리를 연구하였다. 간의대는 궁궐 천문대로서 정방안(正方案)을 남쪽에 두고, 태양의 방향과 고도를 측정하는 규표(圭表, 해가 정남향에 올 때 막대기의 그림자를 측정해 1년의 길이를 측정하였던 관측 기구)를 서쪽에 두었으며, 혼의(渾儀,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던 천문관측기)와 혼상(渾象, 하늘의 별들을 보이는 위치 그대로 둥근 구면에 표시한 천문기기) 등을 갖추어 놓았다.

 

세종대왕은 이순지의 천문학 실력을 신임하여 서운관(書雲觀, 천문과 기상관측 따위를 관장하던 관서) 일을 맡기고 “중국과 다른 조선의 역서(曆書)을 만들라!”고 명하였다. 그러나 젊은 선비 이순지는 당돌하게 “불가합니다.”라고 아뢰었다. 그 까닭은 “서운관은 승차가 느리고, 녹봉이 적고, 권위가 없어서 양반 인재들이 안 모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파격적으로 영의정 정인지를 서운관 책임자로 임명하고, 김담, 정초, 이천, 장영실 등을 서운관에 지원하고 매일 밤 5사람을 배치하여 천문관측을 하였는데 이순지가 실질적인 책임자였다.

 

* 이순지 조선 역법, <칠정산내외편>을 완성하다

 

세종대왕의 파격적인 후원으로 이순지는 1444년에 《칠정산내외편》을 완성했다. 칠정산(七政算)은 해와 달 그리고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5별이 운행하는 것을 계산하는 조선의 역법이고 천문학이다. 몽골 원나라 역법을 우리 실정에 맞게 만든 것이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在元得<授時曆法>)이었다. 그리고 《칠정산외편(七政算外篇)》은 아라비아의 역법을 참고하여 이순지가 완성한 조선의 역법(又得<回回曆法>)이었다.

 

 

이순지는 1445년에는 이제까지 모든 천문관계 문헌과 이론을 체계화하여 《제가역상집(諸家曆象集)》 4권5책을 펴내어 조선의 천문학을 세계 으뜸으로 격상시켰다. 또, 1457년에는 세종대왕의 명령을 받고 일월식(日月蝕) 계산법을 알기 쉽게 편찬하여 김석제와 함께 《교식추보법(交食推步法, 천문서의 하나)》 2권1책도 완성하였다.

 

* 고인돌과 <천상열차분야지도>

 

우리 역사에서 처음 별자리를 그린 흔적은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일 것이다. 평안남도 증산군 룡덕리 고인돌과 함경남도 함주군 지석리 고인돌에는 별이 그려져 있고 경기도 남양주 두물머리 고인돌과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중흥리 청동기시대 고인돌에도 별자리가 있다.

 

 

고구려의 옛 수도 통구의 장군릉 현실에도 별자리가 그려져 있다. 우리 선조들은 하늘을 경외하며 그 뜻에 순응하여 돌에까지 새겼는데 1395년 태종 때 새긴 국보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각석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 천상은 하늘을 말하고, 열차는 하늘을 12차로 나누고 분야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늘을 28수로 나누어 별자리를 그린 그림으로 4세기말에서 5세기 초 사이에 그려진 것이다. 이 비석의 뒷면에도 전면과 똑같은 내용이 새겨져 있지만 일부 내용의 배치가 바뀌고 세련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세종 15년에 복각한 세종본으로 짐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