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1일 차 2018.6.17. 일요일, 19시 05분 출발
몇 달 전부터 원정 준비하여 오던 몽골 답사 출국 날 단원을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웠다. 새롭게 지어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멋지게 단장되어 출국수속을 편리하게 잘 할 수 있었다.
21:45분 울란바토르 공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답사 단원 중 야외 활동을 오랜만에 하는 분들이 있어 칭기즈칸 공항 구내에서 차량별로 나누어 줄 가방을 열어놓고 11일간 사막에서 먹을 건조 음식과 버너 사용법을 설명하는데,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신 사장과 저리거씨가 우리를 찾고 있었다. 짐을 챙겨서 조별로 차량에 나뉘어 싣고 큰 가방이 많아 화물차에 어렵게 실었다.
출발 전 여러 번 큰 가방 가져오지 말라고 하였는데 여러 명이 대형 가방을 가져왔다. 차량지붕 위에 어렵게 짐을 실으니 밤 11시 40분이다.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채운 후 12시 40분에 미니 고비사막으로 출발하여 밤새도록 달렸다.
#2일 차 2018.6.18. 월요일, (이동 거리 410km, 고도 1,575m) 아나르 캠프장
사막의 일출을 보기 위하여 공항에서 바로 출발하여 밤새 달려서 05:10분 미니고비(니생다사하)사막에 도착하였다. 황량하고 거친 사막에서 갑자기 고운 모래사막이 펼쳐지는데 아침 햇살을 받은 고운 모래가 황금빛으로 빛났다. 일행은 멋진 풍광에 이끌려 모래언덕을 올랐다.
이 모래사막은 한가이 산맥(4,021m)에서 북동풍이 불어와 고비사막 평원을 150km 정도 지나면서 오르혼강 건너 산트 산에 막혀 쌓인 초승달 형태로 폭이 4km, 남북으로 100km 정도 길게 형성돼있다.
이곳에서는 낙타 타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 많은 인원이 동시에 타려 하니 여러 집에서 낙타를 몰고 나와 긴 대열을 이루어 모래와 어울려 장관을 연출하였다. 막상 낙타를 타보니 무척 높고 흔들림이 많아 떨어질까 두렵고, 거품을 물고 저항하는 낙타도 있었다.
“칭기즈칸의 후예의 자취는 사라지고 오르혼강 물소리만...”
하라호른(카라코룸) 시내로 들어와 카라코룸 박물관을 견학하고 투르크 박물관(돌궐의 3대 퀼테긴비가 있는 호쇼차이담 732년에 건립)으로 출발하였다. 20여분 북쪽으로 달려가는데 앞에서 오는 차량이 우리 일행을 세웠다. 오기 호수 주변에 구제역이 발생하여 출입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투르크 박물관은 터키 민족의 이동을 증명하는 비석 인근에 세워졌다. 하라호른에서 박물관까지 가는 도로는 터키의 지원으로 건설되었다. 아쉽지만 차를 돌려서 카라코룸으로 돌아왔다. 카라코룸은 칭기즈칸의 아들 오고타이가 1228~1238년에 몽골제국의 서울로 건설하였는데 이후 청의 침략으로 폐허가 되었고 울란바토르로 수도를 옮겼다. 카라코룸을 기점으로 고비 사막과 알타이산맥을 넘어 세계를 지배했던 왕궁의 위용은 모두 사라졌다.
1585년에 건설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에르덴조 사원(Erdenezuu)을 찾았다. 108개의 스투파(Stupa)가 둘러쳐진 성문을 들어가니 여러 채의 사원 곳곳에 활불과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몽골인들이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에서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곤함이 드러났다. 에르덴조 사원은 대초원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데 그 크기와 화려한 외관과 예술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주변에 있는 거북바위 2기와 남근석을 답사하고 오늘의 숙박지인 아나르 캠프장으로 갔다. 오르혼(Orhon l.) 강가에 위치한 아나르 캠프장은 고향 집처럼 아늑하고 예쁘다. 낮에는 더워 차에 에어컨을 틀었는데 밤이 되니 추워서 겨울용 패딩을 입어야 했다. 별 사진 찍으려고 삼각대를 설치하였는데 구름이 자꾸 몰려와 별을 가려 포기하고 게르에 들어왔다. 게르에 불을 피웠더니 벌레들이 엄청나게 달려들었다. 어제 밤새도록 달렸더니 피곤하여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리에 누웠다. 이 지역에 가뭄이 심하니 내일은 비라도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