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며칠째 이어지는 비포장 길과 건조한 날씨 척박한 환경에 모두 피곤해 하였다. 필자도 목이 쉬고 입술이 터져 엉망이지만 오늘도 만만치 않은 길을 나섰다.
울리아스타이시는 훈족 우현왕의 옛도읍으로, 첩첩산중 사막에 위치하여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곳이다. 숙소 앞에 있는 시립박물관에서 이 지역에 살았던 유목민의 삶과 역사를 배우고, 어텅겅텡게르산(4,021m Otgontenger uul) 가는 길에 있는 다얀산(2,750m) 천제단을 찾아서 출발하였다.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의 수량이 많아, 하천 주변으로 게르와 양 떼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천제단의 위치는 산상 호수 2개의 가운데 산 꼭대기에 있는데 이정표가 없어 위쪽 호수까지 가서 주민에게 물어보니, 아래쪽 호수 뒤쪽으로 진입하여야 한다고 알려줬다.
다양산 꼭대기로 오르는 길 아래에 차를 세우고 바라보니 제주도 오름처럼 식생 한계선으로 가까이 보이지만 2시간 정도 산행을 하여야 오를 수 있는 큰 산이다. 발아래는 솜다리 꽃(에델바이스)과 이름 모를 꽃이 만발하였다. 가까워 보이는 산이지만 천천히 올라야 했다.
여러 곳에 성혈(선사시대 유적에서 확인되는 바위에 있는 구멍)이 새겨진 고인돌이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고인돌과 양식이 같으며 해발 2,700m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고인돌인 것 같았다.
산에 오르니 한가이산맥이 한눈에 들어오고 어텅겅텡게르산의 만년설이 보였다. 산 아래로는 초원에 바다를 품은 대지에같은 아름다운 뭉게구름이 피어나고 건너편 산상 호수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 양 떼, 게르가 평화로웠다.
다얀산(2,750m) 천제단은 세상의 기운이 다 모이는 곳으로 몽골 국가에서 5년마다 천제를 지내는 곳이다. 하늘에서 제일 가까운 제단으로 신성한 산이다. 몽골 사람들이 평생 한 번은 와서 기도하는 곳이다. 우리 답사단도 간단하게 제물을 올리고 5배를 하면서 천제를 지냈다.
서둘러 산에서 내려와 22시경 울리아스타이시로 들어오니 해가 졌다. 어두워지기 전에 한가이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걱정이었다. 밤에 산길을 두 시간 정도 달리니 캄캄한 대지 위에 선발대의 화물차 불빛이 멀리서 보였다. 야영지에 도착하니 밤바람이 차서 모닥불 피워놓고 캠프를 하였다. 힘들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밤바람이 차가운데 초원에 별이 쏟아진다. 별 사진 몇 장 찍고 잠자리에 누우니 새벽 두 시가 넘었다. 길고 긴 하루였다.
(*비포장길 강행군에 타이어가 터지고, 과열로 인하여 호스가 터지고, 엔진오일이 새고, 크랭크축을 분리하고…. 몽골 운전사들은 저녁마다 뚝딱뚝딱…. 차량 수리를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