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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경포대도ㆍ총석정도, 아름다운 기증으로 돌아와

16세기 실경산수화 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
7월 23일부터 9월 22까지 특별전으로 공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7월 18일(목) 재일교포로 자수성가한 고 윤익성(尹翼成, 1922-1996)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으로부터 조선 16세기 중반에 그려진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 2점을 기증받았다.

 

 

조선 실경산수화의 길을 열어 준 명작

 

이번에 기증된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는 현재 전하는 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특히 16세기 감상용 실경산수화 제작 양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존작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두 작품은 16세기 중엽 관동지방의 빼어난 풍경을 유람하고 난 뒤 감상을 그린 것이다. 그림은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세세한 묘사까지 매우 흥미로우며 전체적인 표현 방법에서 16세기 화풍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장의 특징에 맞게 화면 구성과 경관 표현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킨 것을 볼 수 있다. 실경산수화의 전통이 정선(1676-1759) 이전부터 확립되어 있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작품을 확인한 원로 미술사학자 안휘준 교수(전 문화재위원장)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의 대표적인 실경산수화로, 이러한 작품은 한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 하였다.

 

<경포대도>와 <총석정도>의 그림 속으로

 

기증받은 두 작품은 강원도 총석정과 경포대를 각각 단독으로 그린 실경산수화이다. 특히 <총석정도>는 그림 윗부분에 발문이 있어 이 작품이 제작된 내력을 알 수 있다. 그림의 발문에는 덕원(德遠) 홍연(洪淵)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아직 신원을 밝히지 못한 상산일로(商山逸老)가 쓴 글에 따르면, 1557년 봄에 홍연(洪淵)과 함께 금강산(풍악산)과 관동 지역을 유람하고 유산록(遊山錄)을 작성하였으며 시간이 흐른 뒤 그중 몇몇 명승지를 그려 병풍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관동팔경 가운데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총석정은 북한지역인 강원도 통천에 위치한 명소로, 이 그림을 보면 총석정을 가지 않고도 실경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경포대도>는 아래쪽에 있는 ‘죽도(竹島)’, ‘강문교(江門橋)’로 시작하여 경포호를 넘어 위쪽에 있는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이다.

 

이 두 작품은 본격적인 순수 감상용 16세기 실경산수화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한국 실경산수화 이해의 폭과 수준을 높인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 수집 정책을 다변화하다

 

이번 기증은 고 윤익성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고 윤익성 회장의 유족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나라밖에 있는 한국문화재를 환수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할 것을 조건으로 (사)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신성수)에 기부금을 냈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교토에 전해지던 위 두 작품을 조사하고 외부 자문위원의 검토를 받아 기증 대상품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사)국립중앙박물관회는 구입과 운송 업무를 담당하여 기증품이 국내로 돌아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될 수 있도록 협조하였다.

 

이렇게 기부금으로 박물관이 필요한 작품을 구입하여 기증하는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새로운 방식으로 성사된 기증이라는 점에 의미가 남다르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 ‘다각적인 기증 방식 등 수집 정책의 다변화를 통해 박물관 콜렉션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박물관 본연의 역할인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 말하였다.

 

고국의 품에 돌아온 조선 실경산수화, 세상에 알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경포대도>와 <총석정도>를 7월 22일 언론에 처음 공개하며 다음날인 7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아울러 특별전과 연계하여 「조선 전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관동명승도」란 주제로 특별강연이 오는 7월 31일(수) 14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