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황준구 민속문화지킴이] 해마다 ‘한글날’이 돌아오면,- 어디론가 으슥한 데로 숨어 버리고만 싶다. 오늘도, 앞산마루에 세워져 있는 <항공방제시비>라고 쓰여 있는, 큼직한 광고판이 더욱 더 눈에 거슬린다. 동네 꼬마들은 “지나가는 비행기에 시비(是非)를 걸면 안 된다.”라고 이해하고 있다.
한글로 표현된 보호수라는 알림판을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면 ‘보호’는 알겠지만 ‘수’는 모른다고 한다. “‘수요일’을 ‘보호’하자?”라는 정도다. ‘보호수(保護樹)’와 ‘노거수(老巨樹)’는 일본식 한자말로 씨알머리 없는 공무원들이 일본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가져온 표현이다. 내용에는 수종, 수령, 수고라는 한자로 쓰여야 할 말들이 뜻을 알 수 없는 한글로 쓰여 있다.
우리의 전통 ’당산(堂山)‘이나 옛터에 남아있는 오래된 나무에는, 어김없이 ‘보호수’라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보호하는 나무” 또는 “돌봄이 나무”처럼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하고, ‘나무의 종류’, ‘나무의 나이’, ‘나무의 높이’, ‘나무의 둘레’로 써서 알려야 옳을 것이다. 어쩌다가 당산나무 아래를 지날 때면, 꼴불견의 알림판 때문에 한심하여 저절로 눈물이 나올 정도다.
나는 해병대에서 복무했다. 신병훈련소에서 부터 매일 매일을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훈련을 받았다. 너무나 새롭고 산뜻하고 충격적인 순수한 우리말 훈련용어에 감격하여 울었다. 해병대가 훈련할 때 ‘오른편 돌아가’, ‘왼편 돌아서’, ‘줄줄이 뒤로 돌아가’, ‘오른편 어깨총’ 등으로 외래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로 구령을 붙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초등학교(국민학교) 때 부터 버릇처럼 ‘좌측(左側)’, ‘우측(右側)’의 문화에 길들여 살아 왔었다. 1968년, 1·21사태 이후 육해공군의 ‘훈련용어’가 통일이 되어 지금은 일본풍(曰本式)의 ‘좌향좌’, ‘우향우’ ‘우로 어깨 총’등으로 구령이 통일되었다. 군부독재가 일제강점기 때의 ‘찌꺼기’를 다시 선택하여 지금까지도 쓰고 있는 것이다.
해병대의 뿌리는 미국이고, 육군의 뿌리는 일본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군인들을 보면 왠지 ‘좌향좌(左向左)’, ‘우향우(右向右)“ 문화에 찌들어 있는 과거의 일본군으로 보인다.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택하는 움직임은 ‘오른쪽’과 ‘왼쪽’을 서로 나누는 ‘몸놀림’(몸짓)에서 시작된다. 인간의 본바탕이 되는 동작을 순수한 우리말이 아닌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말로 표현이 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미국의 동양 미술 사학자 존 카터 코벨(Jon Carter Covell, 1910~1996’) 박사는 “《훈민정음》을 재창조하여 더럽힌 것은 조선총독부들 짓이었다.“라고 분노하였다. 그녀는 오랫동안 일본에서 생활하다가 1978년 ‘한국’으로 건너와 ‘코리아 타임스’에 근무하며, 일본이 왜곡하여 변질시킨 조선의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많은 글을 남겼다.
그녀는 “1912년부터 조선총독부가 조선 사람들에게 일본말을 가르치기 위하여 ‘훈민정음’을 재창조하여 언문철자법(諺文綴字法)을 만들었다. 또 이를 1930년 공개발표와 함께 우격다짐으로 ‘조선어학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언문철자법’을 밑바탕으로 하여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완성시켰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녀의 논증에 우리의 학자들은 모두 침묵만 지켰다.
그렇게 우리의 말과 글은 ‘쪽발이’들에 의하여 더럽혀졌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훈민정음’이 그들의 ‘신대문자(神代文字)를 본떠서 만든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며, 우리 겨레를 욕되게 하는 망언을 하고 있다. 그들의 후손이 바로 ‘아베 신조’라는 놈이다.
곧 제573돌 한글날이 다가온다. 이제라도 정신 차려 ‘쪽발이’들에 의하여 더럽혀진 우리말글을 바로잡아야 할 때가 아닌가? 최근의 활발하게 벌어진 우리 국민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 더 나가가 일본말 찌꺼기를 우리 삶에서 걸러내는 운동도 펼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