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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서정섭의 김포아리랑 울려 퍼지다

[공연] 김포아트홀에서 “서정섭의 전통춤과 소릿길” 공연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희망도시 꽃피우는 김포라네

한강줄기 흐르는 깊고 푸른 물가에 풍요롭고 풍요로운 금쌀이라네

정족산 구경가자 상봉산 보문산 강화구읍 돌아드니 옛 궁터만 남았네

구곡간장 애태우며 일구월심 그리던 님 만단정회 채 못하여 어디메로 가려나

아리랑 고개는 열두나고개 님 오는 고개는 한 고개로다“

 

 위는 서정섭 명창이 작사한 “김포아리랑” 구절이다.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제129호로 지정되었고,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오른 아리랑. 한국의 전통 민요로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 146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사회 구성원 743만 명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로 192종의 아리랑에 6,000여 수가 있다는 아리랑. 그 아리랑은 물론 경기도 김포에도 있다.

 

 

 

 

어제 11월 15일 저녁 5시 김포아트홀에서는 “서정섭의 전통춤과 소릿길”이라는 제목의 공연이 김포아리랑보존회 주최ㆍ주관, 김포문화재단ㆍ(주)세원호이스트 등의 후원으로 열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전수교육조교 방영기 명창의 사회로 열린 공연은 두 시간 동안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되었다.

 

공연은 먼저 서정섭 명창 외 9인의 “김포아리랑”으로 문을 연다. 김포의 풍경을 적나라하게 노래한다. 노래는 “구곡간장 애태우며 일구월심 그리던 님 만단정회 채 못하여 어디메로 가려나”라고 하며, “아리랑 고개는 열두나고개 님 오는 고개는 한 고개로다”라고 맺는다. 서정섭 명창이 작사한 김포아리랑의 노랫말에 문학적 향기가 짙게 배어 나온다. 김포인들이 애정을 가지고 즐겨 부를 김포아리랑의 잔치가 시작되었다.

 

이날 공연은 청중들에게 두 번 크게 주목을 받았다. 그 하나는 소리 공연에 느닷없는 서정섭 명창의 부채춤이다. 쥘부채를 들고 나긋나긋 화려한 부채춤을 거침없이 표현해낸다. 알고 보니 서정섭 명창은 전통춤도 30여 년을 갈고 닦았단다. 예전 조선시대 예인들은 누구나 악가무(樂歌舞)를 섭렵했다고 하는데 서정섭 명창은 그런 조선시대 예인들처럼 진정한 예인이란 말인가.

 

 

 

 

 

그리고 서정섭 명창은 6인의 소리꾼들과 함께 선소리산타령 “놀량”과 “잦은 산타령”을 부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은 예전 많은 사람들이 즐겼던 노래인데 지금은 황용주ㆍ최창남 명인의 전승 노력에 어렵사리 맥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이를 즐겨 부르는 공연을 쉽게 볼 수 없는 지경이다. 이때에 서정섭 명창이 모갑이가 되어 장구를 들고 메기는 소리를 하면 6인의 소리꾼들은 뒷소리로 받는다. <선소리산타령> 전승에도 팔을 걷어붙인 서정섭 명창은 큰 손뼉을 받는다.

 

공연은 이후 밀양아리랑ㆍ강원도아리랑 등의 다른 지역 아리랑을 부르고 태평가ㆍ양산도ㆍ흥타령ㆍ육자배기ㆍ개구리타령ㆍ창부타령ㆍ회심곡 등의 다양한 민요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색다른 찬조 공연으로 유희진의 밸리댄스와 색소폰 연주, 대중가요도 한 몫을 한다.

 

 

 

 

 

공연을 연 서정섭 명창은 “국악이라 하면 기악, 노래, 춤을 포함하며, 정악과 민속악은 양대 산맥이라 모두 소중한 것으로 각각 독특하고 고유한 멋을 지니고 있는 예술로서 함께 발전해나가야 할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 유산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끼며 전통 계승 보급 발전에 열정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다짐한다.

 

이날 김포 풍무동에서 공연을 보러 온 한서희(47) 씨는 “김포에도 아리랑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그 김포아리랑을 보존 전승해나가는 서정섭 명창이 훌륭한 분이란 생각이다. 김포아리랑은 김포의 구석구석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문학적 향기가 어우러진 노래로 모두가 즐겨 부를 수 있음이 분명하다. 다만 오늘 공연에 서양 음악 찬조출연이 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조출연으로 국악 가운데 기악 연주를 보여줬으면 더 좋았겠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겨울이 들어서는 초입, 수능한파로 날이 제법 차가워진 날 김포는 김포아리랑 공연으로 후끈 달아오른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