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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

멀리 날고 싶은 꿈, 박주가리[蘿藦子]

[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 5]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박주가리[학명: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는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열매껍질이 바가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박주가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박주가리는 마치 남녀가 교접하듯 서로 부둥켜안고 자라기에 ‘교등(交藤)’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또 한나라 때부터 당나라 때에 걸쳐 월남에서의 중국 세력을 대표했던 곳, 즉 현재의 통킹, 예전에 구진으로 불리던 지역에서 많이 자라기 때문에 ‘구진등(九眞藤)’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지만, 약명은 ‘나마(蘿藦)’, 나마자(蘿藦子), 나마근(蘿藦根), 양각채(羊角菜)다.

 

줄기나 잎을 꺾으면 흰 즙이 마치 젖처럼 나온다. 그래서 ‘젓 같은 액을 가진 덩굴풀’이라는 뜻으로 ‘내장등(奶漿藤)’이라고도 하며, 잎은 심장을 닮은 하트 모양으로 뒷면이 분처럼 희어서 ‘흰반지덩굴풀’이라는 뜻으로 ‘백환등(白環藤)’이라고도 한다. 줄기를 자르면 흰즙이 나오고 열매가 길며 마디가 많이 있어 ‘작표(雀瓢) 또는 열매를 작표자(雀瓢子)’라 하였다. 또 세사등(細絲藤), 고환(苦丸), 환란(芄蘭), 새박덩굴, 새박, 새박뿌리, 박조가리, 노아등, 뢰과, 비래학, 학광표라마자, 비학래, 노괄표라고도 한다.

 

 

관상용, 식용, 약용, 종자의 털은 솜 대신 도장밥과 바늘쌈지용으로 이용한다. 꽃말 먼 여행은 씨앗의 털 달린 홀씨가 바람에 날려 먼 곳에서 새로운 터전을 잡고 싹트는 모습에서 온 듯하다.

 

옛날 옛적 할머니의 바늘겨레(예전에, 부녀자들이 바늘을 꽂아 둘 목적으로 헝겊 속에 솜이나 머리카락을 넣어 만든 수공예품)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개로 만들었든, 나무로 만들었든, 지함(두꺼운 종이로 만든 상자)에 오복의 글씨를 써 붙이고 삼원색 색종이로 안팎을 발랐든 그 옛날의 받짇고리는 참 화려하게 만들어졌었다. 그리고 받짇고리 속에 들어 있던 바늘겨레 또한 화려하고 예쁘게 만들어졌다.

 

바늘겨레는 아랫부분과 윗부분을 따로 떼어 만들어 윗부분은 뚜껑 구실을 하게 했고, 아랫부분에는 머리털이나 겨, 솜 등을 채워 넣고 바늘을 꽂게 했는데, 이대 솜 대신 박주가리 씨의 털을 채워 넣기도 했다. 박주가리 씨에는 흰털이 있어 바람에 날리는데, 솜의 대용으로 이 흰털을 모아 바늘겨레의 속을 채우는 데 사용했던 것이다. 그래서 박주가리는 ‘할머니의 바늘겨레’라는 뜻으로 ‘파파침선포(婆婆針線包)’라는 다른 이름도 있다.

 

온 나라 곳곳의 낮은 지대 산과 들 풀밭에서 자란다. 땅속줄기가 길게 뻗어가고 여기서 자란 덩굴이 길이 3m 정도로 자라며, 자르면 흰젖 같은 유액(乳液)이 나온다. 잎은 마주나고 긴 심장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끝은 뾰족하고 뒷면은 분록색이며 잎자루는 길이 2∼5cm이다.

 

 

 

 

 

꽃은 7∼8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는데 긴 꽃대에 꽃꼭지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끝까지 핀다]에 달린다. 꽃부리는 넓은 종처럼 생기고 5개로 깊게 갈라지며 안쪽에 털이 빽빽이 난다. 꽃은 대의 잎처럼 가늘고 길며 끝이 뾰족한 모양이며 겉에 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다. 열매는 편평한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며 한쪽에 명주실 같은 털이 있다. 씨를 담은 껍질이 바가지 모양을 하고 있다. 씨가 여물고 바람에 껍질이 마르면서 적당히 벌어지고 겨울의 센 바람에 날려 멀리 날아가서 개체를 번식시키는 지혜가 있다.

 

호랑나비(학명: Papilio xuthus, 호랑나비과)와 푸른부전나비(학명; Celastrina argiolus (Linnaeus, 1758), 부전나비과)와 몽고청동풍뎅이(학명: Anomala mongolica (Faldermann, 1823)) 같은 자연의 곤충친구들의 열정적인 행복한 속삭임이 있어서 더욱 정겹다.

 

 

 

한방에서 정액, 골수, 기혈을 보하기에 음위증(발기 불능), 몽정, 조루증 등의 증세를 개선하고 머리카락을 검게 하며,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젖을 잘 나오게 하고 산후 유선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새살이 잘 돋게 하며, 독을 풀어 주는 종기가 곪아서 고름이 생기는 외과 질환, 단독(다친 곳으로 세균이 들어가 생기는 급성 전염병), 대하증(냉증), 백전풍(경계가 뚜렷한 흰색의 반점이 생기는 피부병), 백선(전염성 피부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

 

다른 이용법은 사마귀가 있는 부위에 박주가리 줄기나 잎을 잘라 흘러나오는 흰즙을 바르면 도움이 되며, 곤충에 물렸을 때나 두드러기, 종기 등에 이 즙을 발라도 좋다. 피멍이 심하고 아픔을 참기 어려운 타박상은 생즙을 내고 남은 찌거기를 환부에 붙인다. 칼이나 쇠붙이 등에 베인 상처에는 씨에 달린 명주실 같은 털을 붙인다.

 

어린 순은 삶아서 물에 우려내어 나물로 먹고, 술을 담가서도 쓴다. 잎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고 했는데, 작은 곤충이 먹으면 마비를 일으킬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그래서 나물무침으로 이용할 때는 끓는 물에 데쳐서 잘 우려낸 다음 조리를 해야 한다.

 

참고 :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 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 서울대학교출판부)》, 《우리 약초로 지키는 생활한방(신재용, 이유)》, 《우리나라의 나무 세계 2(박상진,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