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1월 13일 뉴스에는 “너무 편하고 따뜻해, 군대도 이제 ‘패딩’ 시대”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국방부가 경기ㆍ강원 등 전방지역 국군 병사 12만4천 명에게 '패딩형 동계점퍼'를 지난 10월부터 보급하고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웬만한 겨울 추위도 이젠 끄떡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패딩 같은 옷이 없던 옛날 우리 겨레는 겨울을 나기 위해 누비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누비옷이란 옷감의 날실 한 가닥을 일정한 간격으로 당겨 누빌 선을 표시하고 그 선을 따라 홈질로 누벼 빚은 옷을 말하지요.
누비는 솜의 유무, 누벼진 형태, 누비 간격 등에 따라 그 종류를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솜의 유무에 따라 솜을 넣는 ‘솜누비’와 솜을 쓰지 않고 옷감 두 겹만을 누비는 ‘겹누비’가 있으며, 바느질 방법에 따라 ‘홈질누비’와 ‘박음질 누비’로 나눌 수 있지요. 또 누비 간격에 따른 것으로는 누비간격이 0.5㎝에서 1㎝까지의 ‘잔누비(세누비)’, 2.5㎝ 안팎의 중누비, 5㎝ 안팎의 드문누비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오색실로 곡선과 직선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장식성을 강조한 ‘색실누비’가 있으며, 손누비와 달리 20세기 초에 재봉틀의 보급에 따라 ‘기계누비’도 생겨났지요
옛날 우리의 옷은 형태뿐 아니라 옷이 갖는 의미와 옷을 입을 사람에 대한 마음까지 담아 빚었습니다. 따라서 누비를 할 때 옷 입을 사람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며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면 그 마음이 옷 속에 스며들어 입는 사람을 지켜 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건강 장수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누비옷을 많이 해 입혔지요. 손누비는 홈질이라는 단순한 바느질로 옷 전체를 누볐지만, 한 땀이나 한 줄의 어긋남이 없이 해야 하는 바느질로 마음이 편치 않으면 누비 땀이 바르거나 고르지 않게 되기에, 누비는 바느질 하는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가늠자와도 같은 옷이라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