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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호랑이가 떠받치고 있는 밥상, 호족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7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음식을 담은 그릇을 올려놓는 작은 상, 소반의 크기는 너비가 50센티미터 안팎입니다. 한 사람이 소반을 받쳐 들고 부엌에서 마당을 지나 대청을 오르고 안방이나 사랑방으로 옮겨가는 데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될 만큼의 크기지요. 또 소반의 좌우 폭이나 지름이 성인의 어깨너비보다 크지 않아 양팔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높이도 25~30센티미터 안팎으로 몸을 많이 구부리지 않아도 되며, 팔을 움직이는 데도 큰 불편이 없지요.

 

이처럼 이리저리 옮겨야 하는 가구이기 때문에 재목은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것들을 썼는데 주로 은행나무, 가래나무, 피나무, 오동나무, 소나무 따위입니다. 또 무게를 지탱하기 위하여 목재의 연결부분을 슬기로운 짜임으로 튼튼하게 짜 맞추어 가늘지만, 소반과 그 위에 놓인 그릇과 음식들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했지요. 그뿐만 아니라 옮기기 편하게 하려고 그릇을 올려놓는 천판이 밖으로 나와 따로 손잡이 없이 양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런데 소반의 특징 가운데는 다리도 빼놓을 수 없지요. 다리는 구조적으로 튼튼하게 하되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아름다운 모양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모양새가 등장하는데 다리가 하나인 외다리소반(일주반一柱盤 또는 단각반單脚盤)과 다리가 곧은 해주반이 있는가 하면 개다리소반(구족반, 狗足盤)과 호랑이 다리 모양을 가진 호족반(虎足盤)도 있습니다. 우리 겨레는 “까치와 호랑이” 같은 그림에 맹수인 호랑이를 우스꽝스럽게 그려놓은 것처럼 호랑이를 밥 먹을 때 쓰는 소반을 받치도록 해놓은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