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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금실을 상징하는 자귀나무

[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 42]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자귀나무[학명: Albizia julibrissin Durazz.]는 콩과의 ‘낙엽이 지는 잎 넓은 키가 작은 나무’다. 잎을 낮에는 폈다가 밤에 오므리는데 부부가 함께 혼례하며 즐긴다는 뜻이다. 또한, 자귀(나무를 깎아 다듬는 데 쓰는 연장의 하나)의 손잡이를 만드는데 많이 쓰이는 나무여서 자귀나무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다. 음양합일목(陰陽合一木), 유정수, 자괴나무, 소쌀나무, 소밥나무, 여설수(女舌樹), Silk-tree, Mimosa-tree, Cotton-varay라고도 한다. 한방에서는 자귀나무 껍질을 합환피(合歡皮), 열매를 합환자(合歡子)라 하여 약용한다.

 

이 종(種)과 비슷한 식물로는 한국 특산종인 왕자귀나무(A. coreana Nakai)가 있는데, 이는 자귀나무에 견주어 잎이 훨씬 크고 수술이 많으며 꽃이 더욱 흰 것이 특징이다. 정원수, 가구재, 사료, 약용, 밀원식물이다. 꽃말은 ‘가슴의 두근거림, 환희’다.

 

꽃마다 멋을 부리는 방법이 다르다. 색깔이나 외모, 또는 향기로 나름의 매력을 발산한다. 벌을 꾀어 수정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대부분 꽃은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형형색색의 갸름한 꽃잎이 펼쳐지고 가운데에 암술과 수술이 자리 잡은 모습이 꽃나라 미인의 표준이다. 하지만 자귀나무 꽃은 평범함을 거부했다. 초여름 숲속에서 짧은 분홍 실을 부챗살처럼 펼쳐놓고 마치 화장 솔을 벌려놓은 듯한 모습으로 우리와 만난다. 꽃잎은 퇴화되고 3센티미터나 되는 가느다란 수술이 긴 털처럼 모여 있다. 수술 끝은 붉은빛이 강하므로 전체가 붉게 보인다.

 

 

 

 

 

 

자귀나무 잎은 개개의 작은 잎은 두 줄로 서로 마주보기로 달리며, 잎마다 상대편 잎이 꼭 있어서 혼자 남는 홀아비 잎이 없다. 밤이 되면 이 잎들은 서로 겹쳐진다. 이를 수면운동이라 하며, 잎자루 아래의 약간 볼록한 엽침(葉枕)의 통제로 이루어진다. 빛의 강약이나 자극을 받으면 엽침 세포 속의 수분이 일시적으로 빠져나오면서 잎이 닫히고 잎자루는 밑으로 처지게 된다.

 

밤에 서로 마주보는 잎사귀가 닫히는 것은 남녀가 사이좋게 안고 잠자는 모습을 연상시키므로, 옛사람들은 ‘야합수(夜合樹)’란 이름을 붙였다. 합환수(合歡樹)나 합혼수(合婚樹)라는 별칭도 같은 뜻이다. 그 외에 좌귀목(佐歸木)이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이름은 좌귀나무, 자괴나모를 거쳐 자귀나무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중국 이름은 합환이고, 일본 이름에도 ‘잠을 잔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어서 우리 이름인 자귀나무에도 이런 뜻이 들어 있을 것 같은데, 어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잠자기의 귀신 나무’로 알아두면 자귀나무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부 이남의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주로 만날 수 있으며, 높이는 7m 정도로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작은 잎은 낫같이 원줄기 쪽으로 굽고 너비 2.5∼4㎜이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6∼7월에 피고 작은 가지 끝에 15∼20개씩 우산모양으로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은 얕게 5개로 갈라지고 녹색이 돈다. 수술은 25개 정도로서 길게 밖으로 나오고 윗부분이 붉은색이다. 꽃이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은 수술의 빛깔 때문이다. 열매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익으며 편평한 꼬투리이고 길이 15cm 안팎으로서 5∼6개의 종자가씨앗이 들어 있다.

 

자귀나무는. 불면증, 건망증, 우울증, 폐렴, 가슴 두근거림에 약효가 있다. 민간요법에서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약재다. 자귀나무 꽃(合歡花)은 여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불면증, 건망증, 우울증에 9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자귀나무 표피(合歡皮)는 여름~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폐렴에 9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자귀나무 열매(合歡子)는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가슴 두근거리는 데 9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참고문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 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 서울대학교출판부)》, 《우리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 김영사)》,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Daum, Naver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