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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에 떠내려가는 소가 사는 법

흐름대로 살기
[정운복의 아침시평 5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제주도에 갔을 때 마상 무예를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몽골 출신의 출연자들은 말 위에서 서고

매달리고 심지어 물구나무서기도 하는 등

고난도의 마상 무예를 보여주었습니다.

말과 하나 되어 자유자재로 공연을 펼치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훌륭한 승마자는 말이 아무리 날뛰어도 말에서 떨어지거나 위험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승마자의 몸이 말의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대응하기 때문입니다.

 

바닷가에서 파도타기 하는 써핑족을 봅니다.

파도를 잘 타는 사람은 파도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파도에 몸을 맡기고 그 힘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흐르는 사람입니다.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큰물이 나서 소와 말이 떠내려갈 때

소는 살아남지만, 말은 익사하고 만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네발 달린 짐승들은 수영을 배우지 않아도 생득적으로 헤엄을 칠 줄 압니다.

고여 있는 물이라면 소나 말 모두 헤엄쳐 난관을 극복합니다.

그런데 큰물에 빠졌다면 문제가 달라지지요.

 

말은 근육질로 이루어진 만큼 헤엄은 소보다 훨씬 빠릅니다.

그런데 왜 빠른 말은 익사하고 느린 소는 살아나올까요?

말은 물살을 이겨내려 애씁니다. 그래서 거슬러 헤엄치려고 발버둥 치지요.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지쳐 익사하고 맙니다.

 

 

하지만 소는 절대로 물을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 않습니다.

물의 흐름에 맡겨 조금씩 물가로 헤엄쳐 나오지요.

그것이 소가 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린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때는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소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말없이 묵묵함도 배워야 하고 황소걸음처럼 꾸준함도 배워야 하지요.

 

순리에 따르는 소는 살고 자신의 힘만 믿고 순리를 역행하는 말은

죽음으로 몰락하는 이치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순리를 따라 살아야 할 큰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