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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올망졸망 어깨동무하고 사는구나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5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채 송 화

 

                                       - 허홍구

 

       발뒤꿈치 한 번 들지 않았었구나.

 

       몸 낮추어도

       하늘은 온통 네게로 왔구나.

 

       울타리 하나 세우지 않고도

       꽃밭을 일구었구나.

 

       올망졸망

       어깨동무하고 사는구나.

 

 

 

 

채송화는 쇠비름과의 한해살이풀꽃이다. 줄기는 붉은빛을 띠고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퍼지며, 키는 20cm 안팎이다. 꽃은 7∼10월 맑은 날 낮에 피며 낮 2시 무렵 시드는데 붉은색, 노란색, 흰색과 더불어 겹꽃도 있다. 한번 심으면 종자가 떨어져서 해마다 자란다. 보석을 너무 탐낸 어느 여왕이 수많은 보석과 함께 사라지며 형형색색의 채송화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하는데, 그래서 꽃말이 가련, 순진, 천진난만이란다.

 

흔히 키가 작아 ‘앉은뱅이꽃’이라 불리는 채송화는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저 시골 꽃밭 한편 또는 마당 구석이나 장독대에 피어나 눈길을 끌지도 않는다. 그러나 여기 허홍구 시인은 오히려 키가 작은 외모를 보고 ‘발뒤꿈치 한 번 들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작은 키를 감추려 일부러 발뒤꿈치를 들어 키가 커 보이게 하지도, 요즘 젊은이들처럼 키높이깔창을 신발 속에 까는 일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몸 낮추어도 하늘은 온통 네게로 왔구나.”라고 노래하고, “올망졸망 어깨동무하고 사는구나”라며 속삭인다. 그렇게 시인은 요즘 세태를 조용히 나무라며, 거짓으로 몸을 부풀리지도 않고, 그저 앉은뱅이처럼 조용히 조용히 살아가는 채송화를 닮은 삶을 권장한다. 화려하게 살아야만 행복한 삶이 아닐 터다. 그저 시인은 ‘올망졸망’ 어깨동무하고 이웃과 아기자기 어울려 사는 채송화가 부러울 뿐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