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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소낙비처럼 쏟아내고 싶어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6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색 소 폰

 

                                       - 김 태 영

 

       우린 무엇으로 통했을까

       어찌 나를 그리도 잘 읽었을까

       날 대신해 울어도 주고

       손잡고 노래해주는 동반자

 

       오늘같이 우울한 날은

       소낙비처럼 쏟아내고 싶다.

 

 

 

 

얼마 전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색소폰 연주를 들었다. 지긋한 노년은 눈을 감고 스스로 색소폰 소리에 빠져들었다. 정년퇴직한 뒤 그대로 인생이 끝나버릴 것 같아서 잡았다는 색소폰은 이제 그의 동반자가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1846년 앙투안 조제프 삭스가 개발하여 파리에서 특허를 얻었다는 색소폰. 색소폰은 군악대 연주뿐 아니라 대중음악이나 재즈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널리 쓰이고 있다. 원래 삭스가 색소폰을 개발한 뜻은 목관악기의 작동원리를 금관악기에 옮겨 두 악기의 장점을 모두 갖는 악기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전한다. 아예 색소폰만의 오케스트라를 꾸밀 수 있게 다양한 악기를 만들었는데 가장 높은 키의 소프라니노부터 가장 낮은 키의 콘트라베이스까지 모두 일곱 종류에 더해 오케스트라를 위해서 세 종류의 색소폰까지 개발했는데, 이 가운데 최근 일반적으로 쓰이는 건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색소폰만 살아남았다.

 

색소폰은 간간이 오케스트라에서 쓰기도 하지만, 많은 작곡가나 연주자들은 악기 소리가 너무 독창적이어서 오케스트라 안에서 자리 잡기가 어정쩡하기에 외면한다. 그러나 나이 지긋한 실버층에서는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여기 김태영 시인도 “어찌 나를 그리도 잘 읽었을까? 날 대신해 울어도 주고, 손잡고 노래해주는 동반자”라고 노래한다. 그러면서 “오늘같이 우울한 날은 소낙비처럼 쏟아내고 싶다.”라고 속삭인다. 이제 들이닥치는 장마철, 색소폰은 ‘낭만에 대하여’ 연주를 통해 나이 지긋한 인생의 낭만을 붙들어주고 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