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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세청(細淸)창법이란 가성(假聲), 곧 속소리 창법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534]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어오는 경제(京制) 평시조와 충청지방의 내포제(內浦制)는 말 붙임의 형태가 서로 달라 비교가 된다는 이야기를 악보를 통해 확인하였다.

 

지난주에 살펴본 바와 같이 양 제(制)는 부분부분, 가사 붙이는 박의 위치가 서로 다른 곳이 몇 군데 있다. 예를 들면 <소 치는> 부분, 종장의 제1각, “재넘어” 부분, 종장의 제2각 “사래 긴 밭을” 부분 등이다. 양자의 비교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내포제 시조에서 말 붙임은 비교적 가사의 뜻이 명료하게 전달되도록 붙여 발음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양 제의 또 다른 점은 높은음을 세청(細淸)창법으로 처리한다는 점이다. 세청 창법이란 곧 가성창법, 다시 말해 속소리 창법이다.

 

가령, 고음(高音)을 육성으로 낼 수 없을 때 변통의 방법인 속소리로 부르는 형태를 말한다. 일종의 변화창법을 구사하는 것인데, 경제 평시조창에서는 이러한 창법이 활용되는 것이다. 곧 높은 음을 속소리로 처리한다는 말이다. 그 대표적인 부분이 중장의 제2각 ‘아희 놈은’을 노래하는 부분과 종장 제1각의 ‘재 넘어’부분이다.

 

<보례1> 평시조 종장의 제1각

 

 

위 악보를 보면, 제2~3박에서 경제는 높은 潢(eb)으로 올라가는 부분이 있으나, 내포제는 상행 선율이 아닌 林(Bb)이어서 세청 창법과는 관계가 없다. 높은음으로 진행하지 않기에, 속소리 창법을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속소리 창법을 배제하기 위해 고음을 쓰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중장의 “아희 놈”이나 또는 종장의 “재 넘어” 부분에서 높은음, 潢으로 올리는 부분에 대해 이혜구 박사는 이러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중장에 보이는 E♭(潢)음은 속청(일명 세청, 양악에서는 팔세트)으로 내고, 이것은 경판시조에만 특별히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예는 종장 처음에도 있다. 潢음은 그 음에 가사가 붙지 않고, 앞소리인 仲을 강하게 부르고, 潢음은 그보다 약하게 들어 올렸다가 도로 仲으로 닫는 까닭에 仲 한음을 이렇게 장식한 것으로 곧, 간점(間點)으로 본다. 이런 점으로 보아 이것이 시조의 기본형이 아니고 仲의 변형으로 본다.”

 

潢의 출현이 기본형인지, 변형인지, 또는 창법에 있어 세청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점은 별도의 연구가 있어야 하는 문제다. 다만, 이 부분에서 내포제 시조에는 潢과 같은 고음(高音)이 출현하지 않고 따라서 이 음을 어떤 창법으로 불러야 하는가? 하는 창법의 별다른 문제도 없는 것이다.

 

 

글쓴이는 「전통가악에 나타난 한국인의 미의식」이란 글에서 세청, 곧 가성 창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같은 정가의 부류에 속하는 노래라도 시조(時調)나 가사(歌詞)의 창법에 견줘 가곡(歌曲)이 지닌 고집스러운 창법을 알게 된다. 남창가곡에는 세청(細淸)창법 자체가 없다. 대체로 가곡창의 음역은 낮은 㑖으로부터 두 옥타브 위의 㳞까지인데, 㳞은 물론이고, 계면 삼수대엽(三數大葉)에 나오는 淋까지도 절대 가성(假聲), 곧 속소리로 처리하지 않는다. 속가는 물론이고, 가사나 시조창에서도 허용하고 있는 가성의 창법을 가곡에서는 절대 허용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점이 가곡을 정대한 노래, 장중하고 점잖은 성악으로 만들어온 요인이 아닐까 한다.”

 

이와 함께 중(重)모음을 발음하는 형태도 현저하게 비교된다. 위 악보의 <재넘어>를 발음할 때, 경제시조는 <재>를 <자+이>로 풀어서 발음하나, 내포제 시조는 모음을 풀지 않고 곧바로 <재넘어>로 발음한다. 또한 <사래긴 밭>도 경제에서는 <사라이 긴>으로 풀어서 발음하나, 내포제는 본래대로 <사래 긴>으로 발음하여 노랫말의 의미를 명료하게 처리하는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보례2 <초장 제5각>

 

 

또 다른 차이라면 <보례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초장 또는 중장을 끝내는 박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이다. 곧 경제는 3박에서 끝내나, 내포제는 제6박까지 뻗다가 끝을 내고 있다. 이는 반주악기들의 참여 여부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