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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때 빨다 한데 동무 모듬살이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의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때 빨다 한데 동무 모듬살이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61쪽부터 6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앞서 보여 드린 60쪽 아래 둘째 줄부터 61쪽 첫째 줄까지 걸쳐서 "이 기름기와 땀에 먼지가 앉아서 말라 붙으면, 때가 되어서 살갗에 앉는다."라는 월(문장)이 있습니다. 이 월은 '기름기'를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고 '때'를 참 쉽게 잘 풀이해 주고 있는데 '때가 살갗에 앉는다'고 한 것이 요즘에 쓰는 말과 달라서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둘째 줄부터 셋째 줄에 있는 "몸에 때가 앉으면 건강에도 좋지 못하고 남 보기에도 흉하다."는 월은 "몸에 때가 앉으면 튼튼하게 지내는 데에도 좋지 못하고 남 보기에도 좋지 않다."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 다음에 이어서 나온 "또 옷도 속히 더러워진다."도 "또 옷도 빨리 더러워진다."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넷째 줄부터 여섯째 줄까지 이어서 나온 "우리는 자주 목욕을 하여 몸을 깨끗이 해고, 옷을 자주 빨아 입자."는 월에서 '목욕'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었는데 '옷을 자주 세탁해 입자'라고 하지 않아서 더 반가웠습니다.

 

일곱째 줄부터 여덟째 줄에 걸쳐서 나온 "남이 자기를 좋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서 '자기'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사람은 한데 모여 산다."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참 반가웠습니다. 

 

62쪽 첫째 줄에 '한데 모여 일을 하고'와 둘째 줄에 나오는 '동무', 셋째 줄에 있는 '많은 사람이 모여서'는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넷째 줄부터 여섯째 줄까지 이어지는 월인 "이와 같이, 사람은 한데 모여서 서로 서로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 간다."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일곱째 줄에 나온 '모듬살이'는 옆에 나온 '사회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 여러 해 앞에 알려 드린  '집단생활'을 갈음해 쓸 수 있는 토박이말이라서 더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나온 '남이야 어떻든 저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라는 말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한째 줄부터 열셋째 줄에 걸쳐 나온 "모듬살이를 하는 데에 있어서는, 오히려 남에게 좋은 일이 더 중요하다."에서 '중요하다'를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반가웠습니다. 여기서 '중요하다'를 '종요롭다'라고 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여러분이 반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무는 누구인가?"라는 월에서도 '반'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몇 낱말만 다르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지만 요즘 배움책과 견주어 보자면 참 고맙고 기분이 좋은 이런 옛배움책을 보고 배워야겠습니다. 

 

4354해 들가을달 열이레 두날(2021년 8월 17일 화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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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