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명확한 지역은 절기가 변하는 시점인 환절기를 네 번 겪는다. 그 가운데 추운 계절에서 더운 계절로 진입하는 봄 환절기, 더운 계절에서 추운 계절로 진입하는 가을 환절기가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도 우리 몸은 춥다가 더워지는 변화에는 비교적 쉽게 적응하지만, 덥다가 추워지는 가을 환절기의 변화에는 적응하기 힘들어한다.
따라서 가을 환절기를 이겨낼 힘이 없으면 외부와 접하는 피부와 호흡기 점막이 버티기 힘들어서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비염에 걸리게 된다. 특히 이렇게 힘든 계절에 수능이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수험생의 경우, 수험기간에 오는 긴장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과도한 공부로 신경이 바짝바짝 말라간다. 흔히 말하는 수험생 증후군을 겪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수험생의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시점이기에 그래도 견딜 수 있고 조금만 노력해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먹는 것과 충실한 수면에서 가능하며 이를 도와주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1. 머리를 맑게 해주는 식습관과 음식이 있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몸과 마음을 살찌우고 정신을 배양하도록 수천 년에 걸쳐 검증된 몸에 좋은 음식이다. 다만 개개인으로 보면 좀 더 좋은 음식이 있고, 부담스러운 음식이 있고, 좀 더 필요한 음식이 있을 뿐이다. 운동선수들에게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많이 필요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겐 당분과 양질의 지방이 좀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획일적으로 좋은 음식을 찾기보다는 나에게 필요한 음식, 나에게 부담 없는 음식을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여서, 나에게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
가. 총명한 두뇌 유지를 위한 식습관의 원칙
1) 보편적인 건강한 식습관에서 맑은 머리가 시작
① 배가 고픈 만큼 먹는다
때가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으면 소화가 느리거나 소화능력이 저하된 모습이다. 이때는 상황에 따 라 음료로 대처하거나 소화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② 맛있게 먹고 입맛이 없을 때는 안 먹는 것이 좋다
음식 자체의 맛과 관계없이 나의 혀가 맛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소화할 수 있다는 신호와 같 다. 그러므로 맛있는 음식은 소화할 수 있고, 필요한 음식이라는 신호며 반대로 맛이 없거나 식욕이 전혀 없을 때는 밥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럴 때는 마시는 것으로 영양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성장식, 두유, 우유, 선식, 요구르트 등등)
③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다.
어금니로 몇 번을 씹어 주느냐에 따라 소화 흡수의 효율이 달라지며 오랫동안 씹으면서 맛을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고, 저절로 넘어가는 음식과 안 먹히는 음식을 구분할 수 있다.
④ 한 수저를 적게 먹는다.
약간 부족한 상태에서 끝났을 때 소화 작용과 몸의 대사활동, 두뇌의 순환과 활동이 원활하다. 반 대로 포식은 나른함과 졸림을 유도하며 소화에 부담을 주어 두뇌에 혈액을 충실하게 공급하지 못 하게 한다.
2) 머리를 맑게 해주는 식습관을 찾기
① 한의원에 방문하여 조언을 받는다.
② 나의 몸을 믿고 하나둘씩 알아간다.
* 식사 뒤 머리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며 나른하거나 졸리지 않은 음식을 찾는다.
* 적당히 많이 먹어도 헛배가 부르지 않으며 처음 입맛과 끝 입맛이 같은 음식이 좋다.
* 먹고 난 뒤 입에 침이 고이며 입안이 깔끔한 음식이 머리를 맑게 한다.
* 먹을 때 실제로 시원하고 먹고 나서도 개운한 음식이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③ 내 느낌을 믿는다.
* 음식을 보고 느낄 때 맑은 이미지를 제공하는 음식을 먹도록 한다.
* 특정 음식이 먹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날 때 되도록 그 음식을 찾아서 먹도록 한다. (군것질은 제외)
나. 총명한 두뇌를 도와주는 음식
1) 유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① 성장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성장식 분유는 소화 흡수가 잘 되고 필수적인 영양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페디어 슈어, 하이키드, 초유밀플러스 등이 있고, 때로는 조제분유 (각분유의 1단계)가 가장 좋다.
② 저지방 우유, 무지방 우유, 락토프리 우유, 산양유 등 다양한 종류의 우유도 좋다.
2) 다양한 종류의 과일 섭취하기
요즘은 계절, 산지, 나라와 관계없이 다양하게 과일을 접할 수 있다. 대부분 과일은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특히 배와 딸기, 키위가 많은 도움을 준다. 단 과일을 취할 때 푹 익은 과일을 먹어야 하며 설익은 과일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좋다.
3) 주스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에서 부담 없이 영양 공급받기
과일 주스나 야채 주스에서 수험생을 배려한 제품들은 대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
4) 양질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두뇌활동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순간순간 두뇌에 당의 공급부족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산만해지거나 짜증이 나면서 어찔할 때인데, 이때 바로 당을 공급해줘야 한다. 흔히 “나 당 떨어졌나 봐.”하는 순간인데, 이때 ‘스포츠 포도당’이 좋다. 이후 과일이나 에너지바를 먹는 것도 무난하다.
5) 두뇌에서 산소를 달라고 떼를 쓸 때.
두뇌활동은 당과 더불어 충분한 산소의 공급이 필요하다. 여러 요인으로 산소 공급이 부족할 경우 머리가 무거워진다. 그런데도 쉬지 않고 계속 공부를 하면 어지럽거나 두통이 오고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졸음이 다가온다. 이때 휴식을 취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래도 공부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쇠고기 육회를 먹거나, 먹고 나서 얼굴에 땀이 나는 맛있는 탕(湯)을 찾아 먹는 것이 좋다.
다. 머리를 맑게 해주고 두뇌를 직접 도와주는 음식
첫째, 우리가 주식으로 삼으면서 보편적으로 접하는 음식에서 직접 두뇌에 영향을 끼치는 음식으로 시래기와 우거지 그리고 돼지고기(특히 대창)를 추천한다.
둘째, 주식으로는 어렵지만, 주변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음식으로 머리를 맑게 하는 쌉쌀한 푸성귀(채소), 도토리, 메밀, 아귀, 생선회와 생선 껍질 요리들이 두뇌에 도움이 된다.
셋째, 간식 중 두뇌에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 호도, 은행 등 견과류, 시원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주는 수박, 배, 키위, 파인애플 등의 과일이 있다.
넷째, 약의 영역에 포함되는 식품으로 가장 명확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는 녹용, 침향, 우황, 박하향, 빙편 등이 배합된 한약 처방, 노폐물을 제거하여 머리를 맑게 해주는 한약, 그리고 두뇌의 순환과 활력을 제공하는 청뇌단, 청뇌환, 총명환, 공진단 등이 있다.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적절하게 도움받을 수 있다.
2. 수험생의 건강과 맑은 두뇌는 숙면에서 좌우된다
수면은 수험생들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요소이면서 가장 소홀히 여기는 영역이다. 그러나 두뇌활동과 신경 활동은, 잠자는 동안 휴식하면서 회복되고 정리되는 효율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라진다. 그러므로 충분한 수면과 효율적인 수면은 공부에 가장 필수적 조건이 된다.
가. 잠을 잘 자는 모습
① 일찍 자는 것이 필요한데 일찍 잔다는 것은 제때 자는 것을 뜻한다. 그 시간은 밤 9시지만 수험생의 현실을 생각해서 일찍 잔다면 11시에 자고 아무리 늦어도 1시에는 자는 것이 필요하다. 수면에서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가운데 ‘일찍 잔다면’ 잘 자는 것의 80%를 이루어낸 것이다.
② 푹 잔다는 것은 수면이 지속해서 유지되어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자는 것을 말한다. 잠들기 어렵거나 깊은 수면이 어려운 것은, 신경의 피로 정도, 스트레스 정도, 심장의 튼튼한 정도, 신장의 튼튼한 정도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푹 자기 어려운 사람은 먼저 ‘일찍 자려는 노력’을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한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③ 아침에 자력으로 일어난다. 잠은 오래 자든 짧게 자든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면이다. 곧 알람과 깨워줌 없이 자력으로 일어나면 두뇌와 몸이 활동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④ 방긋 웃으며 상쾌하게 일어난다. 앞의 3가지 조건이 충족되면서 피로가 깔끔하게 풀린 모습이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가장 멋있는 수면은 “잠깐 눈감은 것 같은데 벌써 아침이네” 하며 깨어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힘들게 일어난다면, 가능한 여러 가지 요인들을 극복해보고 해결이 어려우면 한의사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나. 잠이 드는 시간에 따라 피로가 풀리는 모습이 달라져
자신의 수면 시간에 대한 유형을 돌이켜 보자. 일반적으로 홀수 시간에 잠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면은 기본적으로 내가 땅과 더불어 자는 것으로 땅이 잠이 들려는 이 시간에 같이 동화되어 잠을 자면 쉽고 깊게 잠들며 회복의 효율이 높아진다. 개인차는 있지만, 밤 9시에서 9시 반 사이에 잠이 들면 피로를 100% 풀어낼 수 있고 과로나 누적된 피로까지도 풀어낼 수 있다.
밤 11시에서 11시 반 사이에 잠이 들면 대략 80% 전후의 피로를 풀어낼 수 있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건강상태, 젊을 때는 충분히 피로를 풀어낼 수 있지만, 과로나 누적된 피로까지는 온전히 해소할 수 없다.
새벽 1시에서 1시 반 사이에 잠이 들면 대략 50% 정도 피로를 풀어낼 수 있다. 따라서 육체적, 정서적 컨디션이 무난하면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과로하면 충분하게 풀어내지 못해서 피로가 누적된다.
새벽 2시가 넘어서 잠이 들면 대략 0~50% 정도 피로를 풀어낼 수 있다. 그러므로 사소한 부담이라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자기 전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가 되고, 이러한 상황이 점점 누적되면 어느 순간 그 부담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다. 잠을 잘 잘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들기
1. 식후 3시간 뒤, 간식(음료 위주) 뒤 2시간 후, 물 마신 30분 뒤 자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2. 목욕 이후나 운동을 한 뒤 나른한 이완상태가 숙면을 도와준다.
3. 적당한 소음이 쉽게 잠이 들게 해준다. 적당한 음악이나 텔레비전 소리, 강의 녹음 소리가 자장가가 된다.
4. 깜깜한 어둠은 수면의 기본이다. 건강한 사람은 눈만 감아도 바로 잠들 수 있지만, 잠들기에 시간이 걸리는 사람은 주변을 완벽한 암흑 상태로 만들어서 온몸의 세포가 어둠을 인지하게 해줘야 한다.
5. 피곤이 극심할 때는 엎드려 자거나 앉아서 쪽잠을 시도하면 도움이 된다.
라. 잠이 안 올 때의 해결 방법
1. 완전히 엎드려 자거나 옆으로 새우잠을 자면서 눈썹 옆 귀 위가 손에 눌린 형태로 잠을 잔다.
2. 자신의 호흡을 지켜본다. 숨이 들어서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고요히 천천히 호흡하다 나의 심장 고동과 일정한 리듬을 공유하면 숙면의 세계로 빠져든다.
3. 편안히 누어서 손바닥 발바닥에 의식을 둔다. 의식을 두는 것이 어려우면 손바닥과 발바닥에 쿨 파스를 붙이고 잠을 잔다.
4. 과로가 심했거나 머리에 압박감이 있을 때 족욕을 하고 잔다.
5. 양반다리로 앉아서 몸과 마음을 이완해주면서 호흡을 깊게 한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모습은 졸음이 오면서 앞으로 쓰러지는 모습이다.
6. 책상에 잠시 엎드려서 호흡을 깊게 하며 몸을 관찰해 준 다음 잠을 청한다.
7. 족욕이 도움이 되는데, 족욕 대용으로 방풍통성고를 발에 바르고 자면 아침이 상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