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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6-닿소리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6-닿소리

1학년 국어 배움책(교과서) 둘째 마당 ‘재미있게 ㄱㄴㄷ’ 첫째 배움 때 배우는 배움거리(공부할 문제)가 “자음자의 모양을 안다.”입니다. 배움책(교과서)에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자음자를 살펴봅시다.”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가르치는 선생님도 배우는 아이도 ‘자음자’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자리에서 ‘ㄱㄴㄷ...’과 같은 것을 왜 ‘자음’이라고 하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그렇게 물었을 때 알아듣기 쉽게 풀이를 해 줄 수 있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될까요? 1학년 아이들을 가르쳐 본 적이 있는 제가 겪어 본 바로는 ‘자음’보다는 ‘닿소리’라는 말을 아이들이 더 쉽게 알아차리더라는 것입니다.

 

“선생님/엄마/아빠, ‘자음’은 왜 ‘자음’이라는 이름이 붙었나요?”

라고 묻는 아이가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풀이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건 본래 한자로 ‘아들 자’에 ‘소리 음’인데...”

와 같이 풀이를 해 주시는 선생님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풀이를 들은 아이들이 얼마나 잘 알아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ㄱ, ㄴ과 같은 소리를 ‘닿소리’라고 알려 주고 왜 ‘닿소리’라고 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풀이를 해 주었습니다.

 

‘가’부터 차례대로 소리를 내어 보도록 하고 소리를 낼 때마다 혀나 입술이 어디에 있는지를 느껴보도록 한 다음 소리를 내려고 할 때 닿는 곳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런 다음 이처럼 ㄱ부터 ㅎ까지의 소리는 우리 입술이나 입안 어디엔가 닿아서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닿소리’라고 하면 아이들은 “아~”하면서 알겠다고 한답니다.

 

‘초등교육’을 ‘기초 교육’, ‘기본 교육’이라고 하면서 초등학교 1학년 배움책(교과서)에는 국어학자들이 쓰는 ‘자음’이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옵니다. 그러니 그런 말을 교사들은 가르칠 수밖에 없고 아이들은 배울 수밖에 없는 것이죠. 기초, 기본 교육의 첫걸음을 내딛는 1학년 아이들에게는 ‘자음’보다 ‘닿소리’라는 말이 훨씬 쉬운 말입니다. 이런 어려운 낱말들 때문에 아이들이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함께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요즘 1, 2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한글 교육 강화’라는 말을 많이 들으실 것입니다. 그것이 한글의 원리를 제대로 가르쳐 깨우치도록 하는 쪽이라면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학력 격차’와 같은 까닭 때문이라면 '학력'은 한글을 깨우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어려운 말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씀 드립니다. 온 나라 아이들이 ‘닿소리’, ‘닿소리 글자’라는 말로 한글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쉬운 토박이말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열 수 있도록 여러분의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들겨울달 하루 한날(2021년 11월 1일 월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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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이좋아 경남교육 매거진에 실은 글을 깁고 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