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88 말눈치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말눈치'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말하는 가운데에 은근히 드러나는 어떤 태도'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말눈치를 짐작하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눈치로 보아서는 아무래도 일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인숙이는 주춤하고 모로 서며 아주 집을 나간다는 말눈치를 보였다.(염상섭, 인플루엔자)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말하는 가운데 살며시 드러나는 눈치'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정기는 친구의 말눈치를 알아챘으나 짐짓 모른 척 하였다.
부친은 아들을 실업 학교로 보내고 싶은 말눈치였으나 아들은 완강하게 이를 거부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니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쉬워서 누구나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눈치'가 '말+눈치'의 짜임이고 '눈치'라는 말이 '속으로 생각하는 바가 겉으로 드러나는 그 무엇'을 가리키는 말이니까 대놓고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말에서 슬쩍 느껴지는 그 무엇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사람은 말눈치를 주면 바로 알아차리지만 느린 사람은 되풀이해서 눈치를 줘도 모르기 때문에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대놓고 말을 하게 되고 그렇게 해서 서로 마음을 다치는 일도 더러 있기도 합니다.
손, 발, 눈과 같이 온몸으로 주는 눈치가 몸눈치라면 말로 주는 눈치가 말눈치라고 하겠습니다. 어디가서 답답한 사람이라는 말을 안 들으려면 몸눈치뿐만 아니라 말눈치도 키워야겠습니다.
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들겨울달 열흘 삿날(2021년 11월 10일 수요일) 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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