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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내일이 모두 다 어제가 되니 오늘은 바로 한순간이네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3 ‘한국인의 일생’ 재개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상설전시관 3 <한국인의 일생> 주제를 새롭게 개편하여 2021년 12월 28일(화)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상설전시관 3은 조선시대에서 현대까지 한국인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겪게 되는 주요 과정을 일생의례를 중심으로 전시하였다.

 

 

□ 현대까지 시대 확장을 통한 국립민속박물관 정체성 확보

 

개편한 <한국인의 일생>은 출생–교육–성년식–관직과 직업–혼례와 가족–놀이–수연례–치유–상례–제례 등 10개의 소주제로 구성하였다. 시대를 현대까지 확장함으로써, 시대별 일생 속에 담고 있는 가치체계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변화상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과거에 집에서 아이를 낳으면 ‘금줄’을 쳐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고 삼신상에 차려놓았던 쌀과 미역으로 첫 밥국을 해줬다면, 오늘날 병원 출산이 늘면서 금줄도 삼신상도 사라지게 되었다. 혼례에는 과거의 중요한 혼수물품이 ‘색실첩’이라면 1970년대는 ‘재봉틀’이 대신하였고, 여성의 혼례복도 과거의 원삼과 활옷이 현대에는 웨딩드레스로 변화되었다. 상례 때 죽은 사람의 친속 관계의 가까운 정도에 따라 가족 친지가 입어야 하는 상복에 대한 ‘복차(服次)’, 수의 이름과 재질 등을 기록한 ‘수의척수발기(壽衣尺數件記)’가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가정의례준칙(家庭儀禮準則)’에 의해 상복과 절차가 간소화되었다.

 

 

 

 

 

 

 

이 밖에 아버지의 태교도 중요함을 강조하는 태교 지침서인 ‘태교신기(胎敎新記)’, 남자아이를 낳지 못한 며느리를 위로하는 시아버지의 ‘한글편지’, 아이에게 천인의 지혜가 전해져 학문적 성취와 건강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천명의 사람에게 찾아다니며 한 글자씩 받아서 만든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은 정서적 교감이 될 것이다. 근현대 전시품인 ‘우리들은 1학년’ ‘국어와 산수 교과서’, ‘종합장’, ‘가방’, ‘건강기록부’ 등은 관람객의 기억 속의 가까운 과거를 소환해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 ‘막간 영상’과 전시품의 자세한 내용 검색 공간인 ‘라키비움화*’ 등 새로운 전시기법 도입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합성어, 복합문화공간

 

이번 상설전시관 3에서는 각부 도입부마다 패널과 함께 대표 이미지 ‘막간(스팟) 영상’을 배치하여, 관람 동선 유도 및 관람 뒤에도 막간 영상을 통해 대표되는 이미지가 전시 내용에 대한 잔상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또한, 전시 주제와 연계하여 그동안 국립민속박물관의 조사연구 성과물과 민속대백과사전, 아카이브 등 결과물을 활용한 검색 공간을 마련하였다. 2014년에 펴낸 《한국일생의례사전》을 편집하여 출생부터 제례까지 부별 주제에 검색 공간을 배치하여, 전시품의 부족한 설명을 보완하였다.

 

자료 영상은 국립민속박물관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누리집을 통해 전국민을 대상으로 공개 수집한 홈비디오 자료를 활용했다. 수집 당시 VHS 비디오테잎 등 다양한 매체의 원본을 디지털화(Digitalization)하여 아카이브 자료로 보관했고, 내용이 대부분 기념일 등 의례를 중심으로 촬영한 홈비디오여서 현대 일반인의 일생의례 자료로서 매우 적합하였다. 관람객이 자료 영상을 보다가 우연히 관람객 자신을, 친구를, 아는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새롭게 제작한 디지털설명(레이블)에는 일반 설명레이블이 크기의 한계로 담을 수 없는 내용과 내부를 볼 수 없는 전시품 등 세부 자료를 추가하여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디지털을 이용한 검색과 동시에 종이책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여, 전시장 내에서 다양한 정보자원을 서비스하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로서 관람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였다.

 

□ 관람 약자를 위한 다양한 전시물 배치

 

이번 개편에서는 문화소비자로서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관람 약자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우선, 진열장에 저반사유리 설치를 통해 시각적인 편안함과 쾌적한 전시 관람환경을 조성하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점자패널, 촉각물을 제작하였고, 노인이나 저시력자를 위해 사진과 전시품 설명을 크게 인쇄한 책자를 비치했다.

 

 

‘혼례’, ‘수연례’ 등 특정 장면을 전시 연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테이블을 낮게 만든 뒤 자료 영상과 디지털설명, 시각장애인 대상 촉각물과 촉지도(점자 배치도) 등을 함께 배치했다. 촉각물은 소주제별로 대표되는 전시품을 크기에 따라 비율을 조절하고 입체(3D)프린터로 제작하여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다.

 

□ 실감형 콘텐츠를 통한 체험 기회 확대

 

실감 콘텐츠는 최근 기술 적용보다 전시에 적합한 콘텐츠로 전시의 이해가 목적이며, 박물관 소장품의 충실한 해석이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인다는 취지로 구현하였다. 들어가기(프롤로그)에서는 서정적으로 표현한 한국인의 일생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전시를 예측할 수 있게 하였다. 돌잡이, 태블릿과 AR을 활용한 폐백 장면의 구현, 퀴즈로 풀어보는 폐백 상차림, 칠교놀이와 고누놀이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민간요법의 내용을 해석하여 글자와 그래픽 콘텐츠화했으며 특히 탈놀이, 굿청의 콘텐츠는 보존회의 시연을 통해 촬영ㆍ제작하여 전시의 이해도와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아울러 서당의 문자도 그리기와 재미있는 공부 등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한 체험 공간도 있어 즐거운 전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겪게 되는 한평생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어지며 계속된다. 시대에 따라 풍속과 의미는 변화했지만, 오래 살고 복을 바라는 마음은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상설전시관 3 <한국인의 일생>이 삶의 과정에서 힘겨운 시간을 위로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