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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고개를 들어 위를 보고 걷자

호랑이가 크게 포효하면서 코로나 잡귀 멀리 쫓아낼 것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129]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아침마다 집 주위 둘레길을 돌면서 언제부터인가 나의 시선은 자꾸 땅 쪽으로 내려가 있다. 둘레길에서 스치는 분들 가운데 마스크를 하지 않은 경우가 제법 있어 그들이 내뿜는 공기 속에 혹시나 바이러스가 있지나 않은가 하는 걱정 때문에 아예 공기를 들이마시는 방향을 다르게 해서 모면하자는 나의 얄팍한 계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우리는 산행을 하거나 길거리를 걸을 때도 나도 모르게 타인을 멀리하고 자기 몸을 사리기 위해서라도 점점 땅 밑으로, 발끝으로 시선이 내려가는 경향이 어느새 생긴 것이 아닌가? 아니면 우리들 삶에 자신이 없어져 그런 것인가?

 

퇴직하고 매일매일의 뉴스에 신경을 안 쓴다고 하면서 살다가도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끝없이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을 놓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하늘을 찌르는데 방역의 고삐를 늦추니 곧바로 다시 확진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고, 이런 와중에 누구는 아파트 분양으로 수 천억이란 돈을 챙겼다는 소식, 그 동네에서 잇달아 벌어지는 자살 소식,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푼돈이라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고 취직을 위해 수없이 자기소개서를 썼다가 찢어버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데 고가의 명품들을 사는 행렬은 더 늘어났다는 소식,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안 올라 생활이 더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런 가운데 가족윤리가 무너지고 가정이 깨어지는 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지난 한 해 동안 쉬지 않고 눈앞을 어지럽히는 이런 소식들을 더는 보지도 듣지도 말자는 얄팍한 이기적인 마음이 더욱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점점 땅으로 고개를 숙이게 된 것이 아닌가?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들의 마음은 마치 자연재해의 폭격을 받은 듯 점점 황폐해지고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인가? 그럴 리가 없다.

 

신은 이럴 줄 알고 무심하게 이어지는 시간을 잘라서 새해를 만들고 지나간 해를 버리는 묘책을 가르쳐 주었다. 거기다가 일 년에 한 번씩 맞이하는 새해도 그 특징을 달리 구분해서 각자 다른 상황에서도 살아날 구멍을 만들어놓았다. 우리가 맞이한 새해가 바로 그런 연유로 호랑이해인 것이다. 꾀 많은 쥐처럼 뛰던 일 년이 지나고, 느린 발걸음에 모든 게 정체된 듯한 소의 해를 지나서, 듬직한 호랑이의 해를 맞은 것이다. 그것도 검은 호랑이라고 한다. 단단한 몸매로 역경을 헤치고 크게 뛰어올라 ‘어흥’하고 산천을 떨게 포효하는 그 호랑이다.​

 

인간의 지혜는 또 정치에서도 몇 년에 한 번씩 지도자를 바꿀 수 있는 제도를 찾아내었고 우리에게는 올해가 바로 그런 해이다. 지난 기간 정치에 대해 평가를 받고 새로운 정치가 태동하는 해이기에 과거의 때를 벗어버릴 호기이다. 잘했으면 다시 선택을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정권의 교체인데 국민의 눈이 올라가 있고, 새로 선택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새로운 마음과 정책으로 새로운 정치를 열어갈 것이기에 새해는 희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011년 동일본에 큰 지진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났을 때 일본인들은 반세기 전에 불렀던 노래를 소환했으니 곧 “위를 보고 걷자”라는 노래였다. 이 노래가 일본에서 크게 유행한 뒤 유럽과 미국에 소개돼 미국의 빌보드 차트 100의 1위 자리를 몇 주나 차지하는 등 동양권 노래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음악계를 흔들었는데(그다음이 우리의 BTS가 부른 다이나마이트이다.), 일본인들은 대지진 이후 살던 동네와 집이 사라지고 가족을 잃는 참담한 상황에서 50년 전의 이 노래를 다시 부르며 희망의 불을 켰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도 이까짓 코로나 때문에 발밑만을 쳐다보고 다닐 일이 아니다. 저 하늘 위에 희망이 떠 있다. 거기에 삶의 미래가 있다. 그러니 나도 이제 더는 땅만 보며 걷는 것은 지양하고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며, 하늘을 보며 코로나바이러스 대신에 희망의 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랑이는 잘 발달하고 균형 잡힌 신체 구조, 느리게 움직이다가도 목표물을 향할 때의 빠른 몸놀림,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기품으로 해서 우리들의 산천을 지켜주는 산신령이었다, 전통문화 속에 우리나라 호랑이는 위엄 있고, 신령스러우며, 해학적이고 인간미 넘친다. 친근하고 따뜻한 이런 호랑이의 덕이 우리 민족을 지켜온 힘이다.

 

이 호랑이가 올해 크게 포효하면서 코로나 잡귀를 멀리 쫓아낼 것을 우리는 의심하지 않는다. 새해 우리 강산에는 돌림병과 잡귀가 물러가고 정치에서도 새 사람들로 해서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 상식이 통하고 예의와 도덕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으로 호랑이해를 즐겁게 맞이하자. 그것을 위해서 휴대전화만 들여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위를 보고 걷고 하늘을 보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