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맑은 몸에서 시작하는 건강한 삶 – 숙변에 대하여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22]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이란 학문을 돌아볼 때 뼈대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동양 학문의 토대인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출발하여 정신과 육체를 함께 말하는 ‘정기신(精氣神)’의 논리와 더불어 인체는 소우주(小宇宙)란 전제 아래 이루어지는 인체관(人體觀)을 완성하였다. 이러한 튼실한 바탕이 있기에 현대의 발달된 과학과 의료 기술에서도 한의학의 존재가 필요하고 필요한 의학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인체는 소우주라는 언어에 대하여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완전(完全)함에 대한 근거가 된다. 이는 인체는 스스로 건강한 삶을 위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곧 일정한 세포단위에서 시작하여 외부의 활동에 이르는 생리 리듬, 지구에서 존재하기 위하여 적당하고 일정한 체온과 내부 장부조직의 구조와 기능의 완비 등등 현대에도 미처 밝히지 못하는 치밀한 설계로 이루어진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삶은 이러한 본디 완전함을 방해하는 요소만 없다면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이때 본디 완전함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우리는 자생력(自生力)이라 하고 방해하는 요소를 노폐물(老廢物)이라 정의하고 있다.

 

노폐물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는데 한의학적 용어는 담음(痰飮), 어혈(瘀血), 적취(積聚), 사기(邪氣) 등등으로 다양하게 정의하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의 표현으로는 숙변, 독소, 활성산소, 혈전, 과잉 축적된 지방 등으로 말할 수 있다.

 

1. 숙변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숙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란이 있다. ‘숙변(宿便)’이라는 언어 자체의 힘에 의하여 저절로 수긍이 된다고도 하고, 장내 내시경을 했더니 숙변이 존재하지 않더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여기에서 숙변이 몸에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숙변에 대하여 말하면 글자 그대로 장 속에 머물고 있는 대변이란 뜻이다. 대장에서 배설되기를 기다리는 정상적인 노폐물인 대변과는 달리 배출되지 않고 지속해서 머물고 있는 묵은 변인 숙변의 존재는, 대장의 주름이나 비정상적인 포켓에 숨겨져 있는 끈적끈적하고 오래된 변으로 존재하는 대변 찌꺼기를 말한다.

 

곧 하수구에 미끈미끈하면서 악취가 나는 찌꺼기와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되고 건강이 약해질 때, 일반적으로 말하는 불량 식품의 섭취가 많을 때, 장이 약하여 연동운동이 원활하지 못할 때, 장에서 장액(腸液)의 배출이 미흡하여 변과 점막의 직접 접촉이 이루어질 때, 특히 변비가 오래갈 때 숙변의 양은 많아진다고 할 수 있다.

 

숙변은 주로 담즙산과 세균덩어리, 기생충, 음식부패물 등이 결합한 악성 노폐물로 암모니아, 인돌, 스카톨, 황화수소, 메탄 등을 생성해 뱃속에 가스가 부글부글 차게 만들고 방귀나 변으로 배설될 때 냄새를 지독하게 하는 원흉이다. 이것이 쌓이게 되면 계속 부패, 발효하여 대장기능의 저하를 초래하게 되는데 숙변은 장점막 내부에까지 정체된 이물질로 보아야 한다.

 

숙변은 정상인도 5~7kg, 변비가 심한 사람의 경우에는 9~14kg 정도 몸속에 쌓이게 되는데 오랫동안 이렇게 정체되어 버린 숙변은 배설할 통로를 막고 부패하면서 장 속에서 대장균이나 부패균 등 나쁜 균을 만나 유독가스를 발생시키고 장의 주름진 곳마다 남아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2. 숙변은 왜 생성되는가?

 

우리 몸의 완전함이란 내가 먹은 음식을 소화하고, 소화한 음식은 흡수하고 소화하지 못한 음식은 배출하되 내 몸도 깨끗하게 하고, 자연에도 깨끗하게 환원(還元)시키기 위하여 발효하는 과정을 통해 깨끗한 변을 만들어 배출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상황이 이루어지면 숙변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인간이 음식을 먹을 때 소화 흡수할 수 없을 곧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지나친 음식을 먹는 것부터 불균형이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아득한 옛날부터 말하는 고량진미(膏粱珍味)를 과하게 먹는 것에서부터 숙변이 시작되었다 볼 수 있다. 이를 현대적인 용어로 말하면 육식, 지방 같은 식사의 과다함에서 온다. 이런 과다한 섭취는 소화 흡수에 부하를 주고 장의 운동성을 불안정하게 하고 산염기의 불균형에 기인한 장 점막의 자극과 발효를 방해하여 깨끗한 변을 만드는 것을 어렵게 한다.

 

 

아울러 육식, 지방식에는 섬유질이 너무 없어 대장이 늘어지고 부풀게 하면서 부패환경을 조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소가 안 되면 변이 정체되고 발효가 잘 안 되어 찌꺼기가 쌓이고 거기서 나오는 독소로 인하여 장의 활동이 줄어들고 팽창되고 늘어나게 되며, 늘어난 장은 겹치게 되고 과장결장이나 거대장으로 악화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의 구조와 점막의 탄력저하로 정체된 산물을 통틀어 숙변이라 부른다.

 

이 밖에도 환경공해, 술 담배, 스트레스 문제도 숙변 정체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소화하기 힘들어하는 단백질 유사구조로 된 가공식품 속 다양한 식품 첨가물도 숙변 생성에 많은 역할을 한다.

 

옛말에 “장이 맑아야 머리도 맑다.”라는 말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장총뇌청(腸淸腦淸)’이라고 해서 대장 건강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곧 대장의 발효환경이 충실하면 맑고 청정한 진액이 흡수되어 뇌와 신경을 맑고 촉촉하게 해주며 부패환경이 조성되면 탁한 열독이 흡수되어 뇌와 신경을 바짝바짝 말린다고 할 수 있다.

 

3. 숙변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질병(변비가 병행되면 더 심해짐)

 

①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대장의 작용을 한방에서는 청탁(淸濁)을 분리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대변과 대장의 환경을 말한 것인데, 몸 전체적으로도 대장의 탁한 숙변의 영향으로 몸마저 탁해지는 현상이 드러나는 것이다. 곧 탁한 열독이 흡수되어서 피부가 거칠어지고, 여드름, 기미, 주근깨 등 각종 피부질환이 발생하면서 전체적으로 혈색도 나빠진다. 흔히 여드름을 호르몬의 이상 분비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등 쪽에 열꽃이 병행되면 대장 열독의 요소가 크며 대장이 맑아지고 변비가 없어지면 여드름도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② 입냄새가 난다

 

대장에 유독성 가스 많아지면 운동성이 활발한 경우 방귀로 나가지만 운동성마저 떨어지면 방귀로도 나가지 못하고 장 속에 꽉 차 있게 된다. 이때 대장의 가스가 위장으로 올라오진 않지만, 대장에 가스가 가득 찼을 때 위장에서 가스와 가래 같은 부유물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점점 냄새가 심해지면서 어느 순간 입만 벌리면 냄새가 나는 상황까지 초래된다. 이러한 입냄새는 대장의 기본적인 치료나 운동성의 회복만으로도 쉽게 정리할 수 있다.

 

③ 치질, 치핵, 치열 등이 쉽게 발생한다

 

대장의 숙변을 비롯한 기능저하는 대부분 대장의 말단부인 직장의 탄력 저하를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직장의 상황에 따라 치질과 치핵을 유발하고 변의 상태에 따라 치열이 초래된다. 또한 치열의 반복으로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딱딱한 변이 다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로 균이 들어가서 고름이 생기기도 하여서 치질 또는 치핵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④ 만성 피로와 만성 두통이 진행된다

 

대장의 숙변과 발효환경의 악화는 몸에 필요한 진액의 결핍을 초래하고 탁한 열독에 의하여 전체적인 건강마저 악화시킨다. 또한 척추선을 따라 열독(熱毒)이 상승되어 견비통, 두통, 안피로, 두뇌피로를 야기한다. 곧 한방적으로 말할 때 수승(水升)의 작용(진액의 전달)이 이루어져 척수신경을 조율하고 뇌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데 상화치성(相火熾盛)의 상태가 되어 척추선이 긴장되면서 심해지면 목덜미와 어깨가 자주 결리며 머리와 눈에 건조감과 압박감을 동반하는 피로 상태를 유발하는 것이다.

 

⑤ 키가 크지 않는다

 

한방에서 이분법으로 말하는 소화흡수의 공식이 있다. 곧 음식을 먹을 때 내 능력으로 소화 흡수되는 음식은 음식의 겉으로 소장에서 흡수되어 내 몸의 겉(살과 에너지)이 되고, 음식의 알맹이는 내 능력으로 소화 흡수하지 못하므로 외부의 도움 곧 대장에서 세균이라는 발효환경을 받아 소화 흡수되면 내 몸의 알맹이(뼈와 정신)가 된다는 관점이다.

 

실제로도 대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뼈의 자람이 미진하여 아이들을 안았을 때 가볍게 느껴지고, 성장이 지체된다. 이 밖에도 여성들에겐 하복부(下腹部)의 전체적인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생리불순과 생리통을 초래케 하고 말단 순환을 방해하며 어린이들에겐 성장통을 성인에겐 관절통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숙변의 정체가 의심스러우면 숙변의 제거와 더불어 더는 숙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식생활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 회에서는 숙변 제거의 방법에 대해 한방에서의 방법과 민간요법, 현대의 대체요법에 대하여 생각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