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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서울공예박물관, 시인 김광균의 굴레(백일모자) 전시

<굴레>는 개성지방의 특징이 있으며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가치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서울공예박물관은 한국 모더니즘 시를 대표하는 시인 김광균이 어린 시절 착용했던 <굴레>를 기증받아 5월경 전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개성 지방의 특징적 양식을 보여주는 가치 있는 자료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도 신청할 계획이다.

 

김광균(1914~1993)은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시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탁월한 감수성을 회화적 수법으로 표현하였다.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외인촌),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추일서정) 등의 시구는 지금도 고등학교 국어 수업시간에 등장한다.

 

 

김광균은 열세 살에「가신 누님」(중외일보, 1926)을 발표하였고 1939년에는 첫 시집『와사등』을 발간하였다. 정지용, 김기림 등과 시단의 주요 이미지스트로 활동하였으나 1952년 동생의 사업을 대신 맡으면서 실업가로 변신하였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시 발표는 어려워졌으나, 문화예술인과의 교류는 계속되었다. 이중섭, 최재덕 등 생활형편이 어려운 예술인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하였고, 이러한 일화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2021.2.4.~ 2021.5.30.)에도 소개되었다.

 

김광균의 시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로 유명하지만, 이번에 딸 김은영(전 서울시무형문화재 매듭장 보유자)이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한 <굴레>는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그의 어린 시절과 당시의 전통을 떠올리게 한다.

 

김광균의 어린 시절 모자는 그가 백일과 돌 때 착용하였던 <굴레>로, 고향인 개성의 지역양식이 잘 나타난다. 김광균이 태어날 당시 그의 아버지는 선죽교 부근에서 규모 있는 포목 도매상을 운영하였고, 김광균은 육 남매의 장남이었으므로 어머니는 그의 굴레를 정성을 다해 준비하였을 것이다.

 

기증자 김은영은 2019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김광균의 <굴레>를 포함한 총 57점의 자료를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했다. 여기에는 어머니이자 김광균 시인의 배우자 김선희(1916~2007)의 결혼예복인 국가등록문화재 <김선희 혼례복>도 있는데, 이 옷 역시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하고 개성원삼의 특징인 홍색 선단 장식이 잘 나타난다.

 

김광균의 백일모자는 착용자와 지역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근대시기의 중요자료이므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신청할 예정이며, 정수리 장식 등을 보존처리 후 올해 5월경 서울공예박물관 직물공예 상설전시실(전시3동 2층)에서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