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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내 안에서 자라, 세상에 틈을 내는 가시

김지숙 사진전 <가시>, 3월22일부터 류가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창밖 하늘에 구름이 떠 있다. 창안에서 내가 구름을 바라볼 때, 구름도 가로지른 창틀 너머로 고개를 들고. 어두운 실내에 있는 나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이 찰나의 소통 사이에, 통신탑이 은유처럼 서 있다. 

 

 

방문을 열자, 쏟아져 들어온 것은 빛. 빛이 건너와 마루의 결이 드러났지만, 벽과 마루 사이에는 문을 열기 전보다 더 짙은 예각의 어둠이 생겼다. 마치 빛이 쏟아져 들어오기 전까지 마루에 깔려있던 옅은 어둠을 구석에 쓸어 모아놓은 듯이. 

 

 

이처럼,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다가오고 사라지는 순간의 형상들. 어떤 것들은 아무런 기억도 남기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 버리지만, 어떤 것들은 눈에 머물고 마음을 건드린다. “내 사진 속의 대상들은 있는 그대로 내가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나의 마음을 대신해 주기도 한다.”라고 김지숙 작가 스스로 말했듯이, ‘내가 되기도 하고, 나의 마음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시>는, 두 개의 뜻을 품고 있다. 자기 안에서 자라난 가시, 세상을 더듬거리는 촉수 같은 직관을 뜻하는 동시에 그 가시를 가시(可視)화한 사진 자체를 이르기도 한다. 이것을 독립큐레이터 최연하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풀어낸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몸은 촬영하는 대상 쪽으로 활처럼 휜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뻗은 사진가의 몸은 대상과 닮고자 하고 일체가 되려 한다. 대상이 보내는 신호에 감응하는 정념의 몸짓. 아름답다. 사진의 정념(affect)은 바로 사진가가 촬영하고 싶어 안절부절한 모양새가 가시(可視)화된 것이다. 어느덧 대상과 사진가는 서로 감(感)하고 응(應)하며 언어 없이 오직 사진적인 자장에 동거한다. 김지숙 작가가 자신의 가시를 뾰족하게 돋울수록 사진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가시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의 리듬을 탄다.’

 

사람과 일상의 풍경이 서로 감하고 응한 23점의 흑백사진들. 김지숙 사진전 <가시>는 3월 22일부터 2주간 류가헌 전시2관에서 열린다.

 

전시 문의 :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