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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혼돈 속의 우주 개념’을 살짝 겹쳐본 그림들

상상갤러리, 오희선 개인전 <The tress. 상상하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문화신문 연재글 이달균 시인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에 삽화로 함께 하고 있는 오희선 작가의 제10회 개인전 <The tress. 상상하다>가 오는 4월 19(화)일부터 4월 24(일)일까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상상갤러리’에서 열린다.

 

오희선 작가는 비구상미술이라고도 하는 추상미술을 그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연의 구체적 대상을 재현하는 대신 색ㆍ선ㆍ형 등의 추상적 형식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그림인 것이다. 그런데 오희선 작가의 그림에서는 단순히 추상만이 아닌 추상 속에 구상도 들어있는 독특한 그림이다. 그래서 추상화가 어렵다는 느낌을 평소에 가졌던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그림이다.

 

오희선 작가의 그림에서 주제는 무엇일까?

 

주제어는 바로 ‘카오스모스’란다. 카오스(혼돈)과 코스모스(우주)의 합성어인 카오스모스는 혼돈 속의 우주, 혹은 혼돈 상태가 정제되고 안정화된 방식으로 나타나는 세계를 말한다. 카오스모스는 혼돈과 정제, 불안정과 안정, 그리고 불확실성과 그것의 조정과 같은 이항대립으로 구성되며, 또한 혼돈의 과거로부터 안정의 미래로 나아가는 시간적 축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카오스모스의 개념에 오랜 시간 관심을 가지며, 이를 회화와 설치작업을 통해 시각언어로 발전시켜 왔다.

 

 

 

작가 노트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종이꽃을 키우다 보니 그 형과 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속에 카오스모스의 개념을 살짝 겹쳐본다. 식물은 천천히 조금씩 자라며 비슷하지만 다른 잎들을 키워낸다. 나의 작업에도 복제본 같이 느껴질 때가 있으나 다른 형태의 작업으로 천천히 새롭게 변화를 꿈꾼다.”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종이꽃을 키우면서 그 속에 카오스모스의 개념을 살짝 겹쳐본 것이다. 자신의 작업이 복제본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다른 형태의 작업으로 천천히 새롭게 변화를 꿈꾼 작업이 바로 오희선 작가의 그림이다.

 

그런데 작가는 “나는 어설픈 철학자인가보다. 그림을 통해서 세상을 배운 나는 그리는 것도 표현하는 것도 어느 새부터인가 어설퍼지고 싶어 한다. 어쩌면 인간은 완전함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어설픔을 즐기고 덜 익은 음식을 맛으로 음미하며 조금은 덜 만들어진 의상에서 멋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라고 고백한다.

 

미술사학 백승한 박사는 “신체는 그의 작업에서 주로 등장하는 요소다. 하지만 그의 평면작업에서의 신체는 분해되고, 변화하고, 확장한다. 분절된 몸통은 불완전한 재현이기보다는 자율적 개체로서 분산되어 있고, 그 안과 바깥에는 그 정체성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선과 면, 혹은 이미지들로 덧붙여진다. 또한 신체와 신체, 혹은 신체와 (물고기와 같은) 다른 생명체는 근접하며, 교차하고, 또한 이접한다. 환영의 이미지를 물질화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업은 친숙한 대상을 낯설게 만들고 이를 통해 항시 변화의 상태에 놓여있는 생활세계를 굴절시킨다.”라고 오희선 작가의 작품에 관해서 얘기한다.

 

 

 

 

경남문인협회 회장 이달균 시인은 “나의 우주, 그 색의 풍경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소개글을 써주었다.

 

“벌써 10번째 개인전이다. 흔들리는 마음에서 출발한 작업이 카오스(혼돈)와 코스모스(질서)를 거쳐 카오스모스(균형)를 만나게 되었다. 물론 길 위의 나를 향한 격려의 화톳불이지만 아직 그 성취는 요원하다. 정신과 우주가 소실점에서 만나는 색, 그 색의 조합에 대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구현하고 싶은 한 세계는 그런 부단함 속에서 펼쳐지리라 믿는다. 작업실에서 가만히 나를 본다. 가슴에 심은 나무 한 그루에서 푸른 잎이 피어남을 느낀다. 그렇게 내 그림은 변주되고 있다.”

 

지금 기사 속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화제도 그림의 재료도, 작품의 크기도 소개되지 않는다. 그저 감상자의 눈으로 보고 느끼면 될 뿐이다. 작가는 감상자에게 어떤 선입견도 주기를 거부한다. 그저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난 이상 오로지 감상자의 것일 뿐이란 얘기다.

 

오희선 작가는 지난 2008년 성산아트홀에서 창원대학교 선발작가전 <심연, 욕망, 혼돈... 그리고 카오스>라는 제목의 제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9년 2회, 2012년 3회, 2015년 4회, 2017년 5회, 2019년 6ㆍ7ㆍ8회, 2020년 9회 등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오고 있다.

 

개인전 기간 중 오는 4월 23일(토) 오전 11시에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지며,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다. 기타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055-719-0685)나 번개글(ss_gallery@naver.com)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