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유년 시절 앞산의 오솔길을 지게를 지고 참 많이도 올랐습니다.
무언가 산에서 지고 내려온 기억은 많아도
지고 올라간 기억은 없습니다.
그건 산이 꾸준히 우리에게 무언가를 베풀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삶이 곤고하고 세상에 찌들었을 때 산에 올라보세요.
푸르름의 위로를 한껏 받을 수 있는 산은 위대함 자체여서
귀를 열면 새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
자연의 맑은 음이 내장까지 시원하게 해 주고
하늘과 맞닿은 능선에 걸친 하늘과 구름이
세속의 찌든 때를 정갈하게 씻어주니까요.
산은 그대로 녹색 댐입니다.
우리나라로 국한하더라도 소양강 댐 10개에 버금가는 물 저장 기능이 있고
또한 그들이 광합성으로 생산한 산소는
1억 명 이상이 숨 쉴 수 있는 대단한 양이니 그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철마다 아름다운 들꽃으로
그리고 산야초와 나물, 각종 열매로 식탁의 풍성함을 주는
산이야말로 무진장입니다.

일망무제의 너름 속에서 두 팔을 벌려 탁 트인 맑은 기운을 호흡하면
새처럼 날지는 못할지라도
인간사 번뇌를 뛰어넘는 호연지기를 맛볼 수 있으니 그 또한 감사함입니다.
눈을 감아도 푸르름이 보이고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맑은소리가 들리는
어느새 산을 닮아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음은
산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