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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장미는 올해도 말없이 핀다

임보선, <유월, 장미가 피면>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9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유월, 장미가 피면

 

                                             - 임보선

 

       해마다 6월이 오면

       장미는 말없이 피고 있다

       그날의 비극 장미 가시여!

       우리 조국의 산하를 온통 찔러댄다

 

       피보다 더 진한 젊음들이

       비바람에 못다 핀 채 져 버린

       장미 꽃잎처럼 뚝뚝 떨어져

 

       가슴에 가슴에

       흥건히 젖어 누워 있다

       6월을 향한 절절한 향수

       장미뿐이랴

 

       찢겨진 내 혈육

       장미보다 피보다 더 붉은

       이 슬픔 이 분노

       죽어도 삭이지 못하는데

       장미는 올해도 말없이 피고 있다.

 

 

 

해마다 6월이 오면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의 날이 온다. 그때의 비극으로 남북한의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하여 수백만 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많은 전쟁고아와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또 공장과 같은 산업 시설과 학교, 주택, 도로, 다리 등이 파괴되어, 이후 몇 년 동안 남북한 모두 전쟁복구에 온 힘을 쏟아야만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430년 전에는 임진왜란으로 온 나라가 초토화가 되고 수많은 백성이 끌려가고 죽어야만 했다.

 

그 비극이 또 지금 동유럽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인구 약 4,400만 명 가운데 약 700만 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는 소식이다. 러시아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의 30%가 황폐화했고, 재건 비용은 적어도 700조 원으로 추산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더구나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우크라이나의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쟁은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고도 한다. 사실상 피해당하는 것은 지도자들이 아니라 아무 힘없는 국민일 뿐이다.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그저 총알을 맞고 포탄 세례를 당하고, 집은 폭삭 무너진다.

 

여기 임보선 시인은 그의 시 <유월, 장미가 피면>에서 “장미보다 피보다 더 붉은 / 이 슬픔 이 분노 / 죽어도 삭이지 못하는데 / 장미는 올해도 말없이 피고 있다.”라고 소리친다. 아니 분노는 죽어도 삭이지 못하는데, 화를 낼 힘도 없는데 6월이 오면 여전히 장미는 말없이 피고있는 것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