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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ㆍ죽음 이어주는 다양한 민속의 모습 담아

국립민속박물관, 《민속학연구》 제50호 펴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민속학 전문 학술지인 《민속학연구》 제50호를 펴냈다. 《민속학연구》는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적인 학술지로 한국연구재단의 등재 학술지다. 이번 제50호에는 의식주 관련 1편, 통과의례 관련 2편, 민속신앙 관련 2편, 민속연희 관련 1편, 의료민속 관련 2편, 풍수지리 관련 1편 등 총 9편의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민속학회 창립 90돌을 맞아 열린 「민속이란 삶이다」 특별전(2022.4.27.~7.5.)의 의의를 찾고 국립민속박물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논하는 특별기고도 함께 싣고 있어 다양한 민속의 모습과 함께 민속학계의 고민도 읽을 수 있다.

 

 

민속, 삶과 죽음을 이어주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면서 우리의 삶은 죽음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었고, 많은 사람이 이로 인한 코로나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죽음과 밀접한 노환, 돌림병, 저승관념, 생사관(生死觀), 풍수 등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주제의 논문들이 다수 실린 것이 특징이다.

 

「노환 개념의 역사-양생 및 효 담론과 19~20세기 문헌에서의 용법을 중심으로」에서는 늙음과 병듦을 가리키는 노환이라는 말이 19세기 후반에 등장하여 죽음을 주변에 알리는 ‘부고(訃告)’ 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면서 그 의미가 정착되고 확산하였다고 한다. 본문에서는 우연히 등장한 노환이라는 용어가 ‘늙음과 병듦’이라는 뜻에서 삶과 죽음, 가족의 보살핌, 효, 도덕 관념 등을 흡수하는 문화적 용어로 자리매김하는 과정과 그 의미를 학술적으로 설명하였다.

 

「한약업사의 전염병 인식에 대한 일고찰」은 2020년 2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에 국립민속박물관의 사라져가는 직업군 조사로 진행된 한약업사의 생활문화 조사보고서를 분석한 글이다. 논문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전염병에 대한 한약업사의 인식과 함께 한약업사가 생각하는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소개한다.

 

「충남 태안 지역의 《황천해원경》에 보이는 생사관」은 망자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노정기(路程記)를 담은 《황천해원경》 경문(經文)을 통해 한국 무속에 담긴 생사관과 내세관을 엿볼 수 있다. 경문의 내용은 이승에서의 삶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승은 이승의 연장선에 있다는 걸 깨닫도록 한다. 또한, 조선 후기 탐관과 뇌물이 성행한 사회 분위기가 《황천해원경》에도 영향을 미쳐 저승길을 떠나는 망자조차 저승사자에게 뇌물을 주게 되었다는 내용도 흥미를 끈다.

 

 

조선시대, 과부의 재혼은 법으로 금지!

 

「조선시대 ‘과부재가금지’에 따른 부부 연차(年差)의 불균형」은 조선시대 과부의 재가를 법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초혼 부부의 연령차에 견줘 재혼 부부의 연령차가 크게 나는 원인이 되고, 이로 인해서 발생한 사회적 영향을 서술하였다. 여성의 ‘재가금지’는 여성의 지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남녀 성비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간통, 간음, 아이 버리기 등 여러 사회문제를 만들었다. 조선시대 ‘과부재가금지’는 중국에도 없었던 것으로 1485년 《경국대전》에 수록되어 1894년 갑오개혁에서 ‘과부재가허용’이 나오기까지 조선사회 전 시기를 옥죄는 악법이었다. 송시열, 조헌 같은 유명 사대부들조차 개가의 허락을 요청하는 상소문을 올리고 ‘재가금지’의 부당함을 주창하였다고 한다.

 

《민속학연구》는 1994년 1호 발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0호를 발간하였다. 모든 논문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www.nfm.go.kr)<발간자료원문검색> 서비스와 <한국학술지인용색인사이트(www.kci.go.kr)>, <학술자료검색사이트 (www.dbpia.co.kr)> 등을 통해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