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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시간인 듯 두드리는 방망이

박복영, <빨래터>
[겨레문화와 시마을 14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빨 래 터

 

가난한 과부의 생 꿋꿋하게 건너는데

서러운 시간인 듯 두드리는 방망이는

빨래 속 더러움들을 벼리고 벼리다가

 

탁탁, 튕겨나는 소리마다 비누 풀어도

춘복 짓고 하복지어 빨래하기 어렵더라

힘겨운 시집살이를 서로에게 위로하니

 

        (제6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대상을 받은 박복영 시인의 <빨래터> 가운데서)

 

 

 

 

유교 경전의 하나인 《주례(周禮)》를 보면 떡 가운데 인절미를 가장 오래전부터 먹어왔다고 하며, ‘인절미는 찰지면서 쫀득하여 떡의 으뜸으로 여긴다.’라고 한다. 인절미는 혼례 때 상에 올리거나 사돈댁에 이바지로 보내는 떡이다. 찰기가 강한 찹쌀떡이기에 신랑신부가 인절미의 찰기처럼 잘 살라는 뜻이 들어있다. 그 뿐만 아니라 시집간 딸이 친정에 왔다 돌아갈 때마다 “입마개떡”이라고 하여 크게 만든 인절미를 들려 보내기도 했다. 이는 시집에서 입을 봉하고 살라는 뜻과 함께 시집 식구에게 비록 내 딸이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이 떡을 먹고 너그럽게 봐 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24호(1929년 12월 01일)에 있는 “사랑의 떡, 운치의 떡, 연백(延白)의 인절미”라는 제목의 글에 보면 인절미는 조선의 여러가지 떡 가운데 가장 많이 먹고 가장 맛있는 떡이라고 하며, 봄의 ‘쑥인절미’ 단오의 ‘취인절미’ 여름의 ‘깨인절미’ 가을에 ‘돔부팟인절미’, ‘대추인절미’, 겨울의 ‘콩인절미’가 있는데 그 어느 것이나 맛나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 박복영 시인의 <빨래터>란 시를 보면 “서러운 시간인 듯 두드리는 방망이는

”라고도 하며, “춘복 짓고 하복지어 빨래하기 어렵더라”라고 하며 시집살이를 빨래터에서 방망이 두드릴 수 밖에 없는 까닭으로 풀이한다. 그러기에 그 사정을 잘 아는 친정어머니들은 시집간 딸에게 “입마개떡”이라고 하여 크게 만든 인절미를 들려 보냈나 보다. 또 빨래터에서 아낙들은 힘겨운 시집살이를 서로에게 위로하고 있는가 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