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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금강산 그림에도 새소리는 없다네

최치원(崔致遠), 금강산(金剛山)
[겨레문화와 시마을 14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금강산(金剛山)

 

                              -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

 

   一杖穿雲步步立(일장천운보보립)

   山靑石白間間花(산청석백간간화)

   若使畵工描此景(약사화공묘차경)

   其於林下鳥聲何(기어임하조성하)

 

   지팡이를 짚고 구름 헤쳐 걷고 걸어 서보니

   산은 푸르고 돌은 흰데 간간이 꽃이 피어있네

   만약 화공에게 이 경치를 그리게 한다면

   그 숲속에서 지저귀는 새 소리는 어찌할거나

 

 

 

 

《단종실록》 단종 3년(1455년) 윤6월 3일 기록에는 “도승지 신숙주(申叔舟)가 고보(高黼) 등에게 문안하고, 화원(畫員) 안귀생(安貴生)을 시켜 금강산(金剛山) 그림을 정통에게 보이며 말하기를, ‘대인(大人)이 전날 수양군(首陽君)에게 청하였으므로, 전하께서 화공(畫工)에게 명하여 그려 온 것입니다.’ 하니, 정통이 찬탄(贊嘆)하여 마지않았다.”라는 내용이 있다. 그만큼 금강산은 중국의 사신도 감탄할 정도였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 금강산을 그림으로 가장 잘 그린 이는 겸재(謙齋) 정선(鄭敾)이었다. 겸재의 그림 가운데는 금강산을 멀리서 한 폭에 다 넣고 그린 국립중악박물관 소장의 <금강전도(金剛全圖)>가 있으며, 금강산으로 가는 고개 단발령에서 겨울 금강산을 바라보고 그린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역시 정선이 그린 <단발령망금강(斷髮嶺望金剛)>도 있다. 여기서 ‘단발(斷髮)’이라는 것은 머리를 깎는다는 뜻인데, 이 고개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금강산의 모습에 반해 그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다는 뜻이다.

 

 

여기 신라 말기의 문신이며, 유학자ㆍ문장가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857~908년?)이 지은 <금강산(金剛山)>이란 시가 있다. 최치원은 금강산이 “산은 푸르고 돌은 흰데 간간이 꽃이 피어있네”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최치원은 “만약 화공에게 이 경치를 그리게 한다면 그 숲속에서 지저귀는 새 소리는 어찌할거나?”라고 묻는다. 금강산의 절경에는 푸른 산과 흰 돌 그리고 꽃만 있는 것이 아니고 새소리도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이니 완벽하게 그림으로 그려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