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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문화가 무엇일까?

청주기적의도서관,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 특강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어제(21일) 충북 청주(서원구 구룡산로 356)에 있는 청주기적의도서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강연이 있었다. 어제 강연은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강좌의 하나로  청주기적의도서관에서는 참여형 프로그램 “별보다 반짝이는 나의 이야기”로 참여하고 있으며 수강 중인 수강생들의 인문학 교양과 글쓰기를 겸한 강의였다.

 

이날 강의를 맡은 강사는 김영조(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오전 10시부터 청주기적의도서관 1층 다목적홀에서 대면으로 이뤄졌으며 ‘우리문화 재발견(한국인도 모르는 한국문화이야기)’ 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김영조 소장은 강의 시작 전에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수제천(壽齊天)’이란 음악을 수강생들에게 잠시 들려주었다. 이름도 생소한 국악 ‘수제천’은 요즘 음악에 견주어 매우 느린 속도의 음악으로 ‘빠른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청주기적의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별보다 반짝이는 나의 이야기”라는 주제와 이번 김영조 소장의 ‘우리문화 재발견(한국인도 모르는 한국문화이야기)’ 특강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하고 강연장 한구석에서 듣고 있던 기자는 강연이 진행되면서 그 깊은 연관성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24절기 부분에서 명확한 답을 얻었다. 김영조 소장은 ‘24절기가 현대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라고 운을 떼면서 강의를 이어갔다.

 

“소만(小滿)(5월 20일 ~ 21일 무렵)은 만물이 자라서 세상을 가득 채운다라는 뜻으로 24절기 가운데 여덟째에 옵니다.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있는 절기로 겉으로 보기에는 푸르름이 온 세상에 가득하여 아무 걱정이 없는 듯하지만 과거 이 계절에 우리 겨레가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보릿고개’를 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논에서는 이제 막 벼를 심는 시기이고 밭의 보리는 아직 추수 하기 전이라서 백성들의 주린 배를 채우기 힘든 때가 바로 ‘보릿고개’지요. 예전에 견주면 보릿고개는 확실이 넘겼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 무렵, 우리 주변에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라는 말에 강연장 여기저기서 ‘보릿고개’에 대한 이야기들을 꺼냈다. 경험치가 있는 듯, 그러고 보니 수강생들의 나이가 6~70대로 보였다.

 

그런가하면 입동(立冬)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는데 이는 마을에서 마련하던 양로잔치였으며, 동지(冬至) 때는 팥죽과 시루떡을 해서 이웃과 나눠먹으며, 며느리들은 버선을 새로 만들어 시어머니께 드리던 동지헌말(冬至獻襪) 풍습 이야기도 수강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듣고보니 24절기는 단순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농사와 관련된 정보를 주는 예전의 풍습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살던 조상들의 아름다운 풍습' 이었음을 새삼 느꼈다. 이날 강의는 24절기가 현대안에게 주의 의미를 포함하여 ‘좋은 글쓰기’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김영조 소장은 지난 20여 년간 알기 쉬운 우리말로 ‘한국문화’를 널리 알려온 작가답게, 어려운 한자말과 밀려드는 외래어 홍수 속에 ‘우리말을 지키며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글’‘을 어떻게 맛깔나게 쓸 것인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면서 조목조목 들려주었다.

 

수강생들은 <길 위의 인문학 참여형 프로그램> 수강 과정 말미에 자신들의 “별보다 반짝이는 나의 이야기”를 쓰는 과정에서 이번 강좌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것이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다고 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채소밭에서 자라는 열무를 뽑아서 다듬지 않고 김치를 담글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리라.

 

자신의 삶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히 다듬되,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편한 우리말로 글쓰기를 한다면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 주옥 같은 글’이 되지 않을까? 물론 그 밑바탕에 누천년 이어온 한국문화의 아름답고 깊이 있는 인문학 소양이 뒷받침된다면 더 없는 품격있는 글이 될 것이다.

 

청주기적의도서관에서 진행된 김영조 소장의 ‘우리문화 재발견(한국인도 모르는 한국문화이야기)’ 이야기를 들으며 기자 역시, 살아온 날들에 대한 “별보다 반짝이는 나의 이야기”가 쓰고 싶어졌다. 청주기적의도서관 수강생들의 좋은 결과물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