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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수줍은 얼굴로 다가오는 기린초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3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7월 26일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는 지리산 노고단 일원에 자라는 한국 고유종인 백운산원추리, 둥근이질풀, 지리터리풀을 포함한 30여 종의 여름철 들꽃이 활짝 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이 가운데는 노고단 꼭대기 부분에 활짝 핀 ‘기린초’도 소개되었지요. <다문다문> 블로그에는 “노란 병아리 같은 낮별들이 청신한 햇살을 쐬며 사각사각 소곤거리는 소리 자욱합니다, 꽃의 미소 눈이 부십니다,”라고 표현합니다. 또 어떤 블로그에는 “여름 산행길, 절벽이나 바위틈에서 수수한 노란색의 얼굴로 수줍게 다가온다.”라고 말하지요.

 

 

‘기린초’는 온 나라 산과 바닷가 양지바른 바위 겉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여기서 기린초처럼 잎이나 줄기가 두툼한 식물들을 일컬어 "다육(多肉) 식물"이라 부르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가뭄에 강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광합성을 합니다. 잎 세포의 부피가 넓어 물을 저장하는 탱크 역할을 해 모래나 돌투성이의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고 있다가 낮에 포도당을 만들어 내는 광합성을 해서 침실에 두면 공기정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기린초’는 목이 긴 기린이 아닌 옛날 중국 전설에 나오는 사슴몸에 말의 갈기를 가진 상상속 동물 기린의 뿔과 열매모양이 닮아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꽃말은 소년의 사랑, 기다림입니다. 어린순은 먹을 수 있으며, 줄기ㆍ뿌리ㆍ잎은 한약재로 쓰이는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지혈작용이 뛰어나고 심장을 진정시켜주고 핏속의 열을 없애는 작용도 하지요. 부기를 빼고 해독시키는 효과도 있고 염증 억제, 심장질환 예방효과 뇌혈관확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두루두루 참 좋은 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