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6 (월)

  • 맑음동두천 -2.1℃
  • 흐림강릉 0.0℃
  • 박무서울 -0.9℃
  • 박무대전 -1.6℃
  • 흐림대구 2.9℃
  • 맑음울산 3.3℃
  • 박무광주 0.9℃
  • 맑음부산 3.3℃
  • 구름많음고창 -0.5℃
  • 흐림제주 6.1℃
  • 맑음강화 -2.8℃
  • 흐림보은 0.3℃
  • 흐림금산 0.7℃
  • 구름조금강진군 1.3℃
  • 구름많음경주시 3.3℃
  • 맑음거제 1.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둘이 걸으니 외롭지 않고 편안했다

오대천 따라 걷기 7-1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3년 5월 15일 월요일

<답사 참가자> 이상훈 원영환

<답사기 작성일> 2023년 6월 6일

 

2023년 5월 3일자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의 머시 단장은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사회적 단절은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해로우며,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29% 높인다”라고 경고했다. 대책은 무엇인가? 그는 “적어도 하루 15분씩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라.”라고 조언했다.

 

오대천 따라 걷기 제7구간은 백석폭포에서 골지천 합류 지점에 이르는 4km 코스다. 원래 이 코스는 혼자서 걸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혼자 차를 운전하고 혼자 걷는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두려움과 외로움이 밀려왔다. 혼자 차를 운전하면 졸리기가 십상인데, 각시는 나더러 혼자 운전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래서 나는 제6구간 걷기에 불참한 석주에게 전화를 걸어 제7구간을 함께 걷자고 제안했다. 그는 5월 15일 서울역에서 아침 10시 01분 기차를 타고 11시 40분에 평창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먼저 평창읍으로 이동하였다. 농협 하나로마트 앞 영미네 식당에서 점심으로 추어탕을 먹고 백석폭포로 이동하였다. 백석폭포는 2주 전에 비해 수량이 많아져서 보기에 좋았다. 낮 2시에 출발하였다. 이날 답사는 차가 한 대이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걸어서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일기 예보를 보니 기온은 24도이나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전혀 덥지 않다. 초가을 날씨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는 철쭉꽃도 지기 시작하고 하얀 아카시아꽃이 피기 시작한다. 흰 불두화도 보이고 마가목도 흰 꽃이 피었다. 소나무에는 잔가지마다 송화가 부풀어 올랐다. 곧 누런 송화가루가 날릴 것이다. 곤충이 꽃가루를 수정시키는 대부분 식물과는 달리 소나무는 바람에 의해 수정이 되는 풍매화(風媒花)다. 송화가루는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소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는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있는 ‘자웅동주’로서 암꽃은 새 가지의 끝에, 수꽃은 새 가지의 밑에 핀다.

 

 

우리의 선조들은 소나무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다.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을 치고 솔가지를 매달아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다.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살며 소나무로 불을 땠고, 송화로 다식을 만들어 먹었다. 흉년에는 소나무 껍질을 벗겨다 끓여 먹어 굶어 죽는 것을 면했다. 죽으면 소나무 관에 들어가 소나무가 있는 산에 묻혔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나무 신세를 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59번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자 졸드 교차로가 나온다. 왼편에 있는 다리가 졸드교이고 다리를 건너면 졸드루 마을이다.

 

 

 

그런데 ‘졸드루’가 무슨 뜻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석주와 함께 머리를 쥐어짜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보았지만, 영어인지 한글인지도 불분명하다. 내가 뒤에 검색해 보기로 하고 걷기를 계속했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졸드루의 어원을 알아낼 수 없었다. 나는 6월 2일 금요일 오후에 정선교육도서관을 찾아갔다. 도서관에서 《정선군 지명지》를 찾아 졸드루는 작고 좁다는 뜻의 ‘졸’과 평지란 뜻의 ‘드루’가 합쳐져 만들어진 토박이말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오대천 건너편 졸드루 마을에는 펜션이 몇 개 보이고 캠핑장도 보인다. 산이 가까이 있어서 논밭은 거의 보이지 않고 좁은 평지가 오대천 따라서 길게 늘어져 있다. 혼자 걸었더라면 외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둘이 걸으니 외롭지 않고 편안했다. 나는 석주와 오랜 세월 산행(山行)과 강행(江行?)을 같이 하였기 때문에 서로서로 너무도 잘 안다. 또한 석주와는 정치적인 성향도 같아서 이날은 못된 정상배들 욕도 마음 놓고 할 수 있어서 모처럼 속이 후련했다.

 

 

아카시 꽃이 핀 가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가지 끝 쪽으로 흰 꽃이 피었고 가지 안쪽으로 작년에 핀 꽃이 열매를 맺었다가 벌어진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아카시 깍지가 콩깍지와 흡사하다. 한번 보기만 해도 아카시와 콩이 사촌임을 알 수 있다. 콩과식물은 뿌리에서 공생하는 세균이 ‘뿌리에 혹을 발생시킨다’라고 하여 뿌리혹박테리아라고 부른다. 뿌리혹박테리아는 공기 속의 질소를 흡수하여 영양분을 만들기 때문에 콩과식물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출발점으로부터 3km쯤 지나서 오른쪽에 로미지안 가든이 나타난다. 간판에 ‘치유의 숲’이라고 작은 글씨가 쓰여 있고, 큰 글씨는 영어로 쓰여 있다. 휴양시설을 갖춘 수목원(총면적 10만 평)이다. ‘Romyzian’을 손말틀(휴대폰) 사전으로 찾아보니 없는 단어이다.

 

그러면 로미지안은 무엇일까?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서 로미지안 누리집에 기재된 서울사무소로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담당자의 대답인즉 회장님과 사모님의 호를 따서 만든 합성어란다. 그러나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로미(Romy)는 설립자 부인의 애칭이고 지안(zian)은 부인의 호를 붙인 이름이란다. 사랑하는 부인을 위해 만든 큰 정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회장님은 대단한 애처가임에 틀림이 없지만, 굳이 영어로 수목원 이름을 표기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