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풍수(風水)!
바람과 물의 기운을 살려 사람들에게 이롭게 쓰려는 지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다. 공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곧 기운이 깃들어 있고 이 기운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곳에 사는 사람의 운명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어떤 이는 이러한 노력이 별로 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또 근거도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공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환경이 사람을 바꾸는 것처럼, 자신을 둘러싼 공간을 어떻게 조성하느냐는 운명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저명한 풍수 전문가 정동근이 쓴 이 책, 《생기가 샘솟는 집》은 기의 흐름과 오행의 기운을 살펴 실내공간을 꾸미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을 이롭게 할 방법을 제안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사무실이나 안방 등 거주 공간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를 여럿 얻게 된다.
(p.17)
풍수의 원리는, 기의 유입과 유출을 조절하여 각자의 기운과 분위기에 맞는 조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풍수에서는 조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균형을 강조한다. …(줄임)… 만약 사무실이나 주택에서 뭔지 모를 불안한 분위기를 느낀다면, 그것은 그 공간이 주변 환경이나 전체적인 기의 흐름과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불균형으로 인해 생활에 많은 변화와 충돌이 생기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약간의 불균형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풍수적으로 완벽하게 균형을 갖춘 공간을 구현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있다. 무언가 ‘완벽’하다는 것은 더는 바꿀 것이 없는 상태인데, 이렇게 되면 삼라만상의 움직임과 변화하는 힘이 정체되어 생동감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생활풍수는 기의 균형도 고려하되, 변화를 적절히 조화시켜야 한다. 풍수의 목적은 기의 조화를 찾아 건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생기 넘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니, 실내에 들어온 기가 적당히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 안에 너무 가구가 많거나, 창문과 방문 주위에 복잡한 장식이 있거나, 방문 바로 옆에 가구를 배치하면 기가 정체되어 좋지 않다.
한편 외부의 악한 기운을 막아주고 좋은 기를 상승시키는 풍수 소품도 있다. 이를테면 인공 연못도 하나의 중요한 풍수 소품이다. 의기(義氣)와 날카로운 분별력을 본질로 하는 금(金)의 성격을 지녀야 하는 검찰이나 경찰은 청사 내 연못을 만들면 좋다고 한다. 정치권의 화(火)의 기운이 강한데, 물이 이런 화기를 단속하여 불의 뜨거운 열기에 금이 녹아내리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각자의 기운과 성향에 맞는 색상으로 공간을 꾸미는 것도 하나의 개운법이다. 자신의 오행 분석을 통해 본인이 약한 기운과 과도한 기운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약한 기운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색상을 사용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안함을 느끼고 건강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
(p.138)
눈에 보이고 실체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을 색(色)이라 하고, 보이지 않고 논리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것을 공(空)이라 합니다. 색과 공의 양자는 구분이 애매하고 그 본질 또한 끊임없이 순환하기 때문에 서로를 동일시하여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고도 합니다. 풍수에서 중요시하는 사주, 조상의 음덕, 환경에 대한 술법적 해석과 인간이 연구해 온 체계적인 학문과 이성적인 노력은 마치 색과 공의 관계와도 같습니다.
색과 공은 끝없이 순환한다. 없는 듯 보이나 있고, 있는 듯 보이나 없다. 풍수의 세계 또한 그렇지 않을까. 효과가 반드시 있다고도, 효과가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 그러나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모두 해야 한다면, 풍수 또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공간은,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순환이 막힘없이 되는 곳이 아닐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소유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생활 풍수의 시작일 터이다. 새해를 맞아 주변을 청소하고 기운이 막힘없이 통하도록 한다면, 새해 복도 그만큼 막힘없이 술술 들어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