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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의 우리문화책방

이제마의 사상체질과 소통이 만났을 때

《빅데이터 전문가 오기자의 사상체질 커뮤니케이션》, 오기자, 미래지식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사람의 다양한 유형을 ‘체질’이라는 요소에 따라 구분하는 것은 흥미로운 시도다.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나눈 조선 후기 한의학자, 이제마의 업적은 오늘날까지 다양하게 변주되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삼성그룹에 다니다 마케팅 기업을 창업한 지은이 ‘오기자’가 쓴 이 책, 《빅데이터 전문가 오기자의 사상체질 커뮤니케이션》은 사상의학(四象醫學)이 대인관계에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 통찰해 주는 책이다.

 

 

단순히 내 체질을 진단하는 것을 넘어, 상대의 체질을 알아보고 그 기질에 맞춰 소통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면 대다수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막강한 친화력을 갖춘 인재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직장에서 다양한 체질의 사람들이 겪는 여러 가지 소통과 갈등을 재미있는 상황극을 통해 보여주고,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친절한 해설로 알려준다.

 

조선 말기 의학자였던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체질은 인간의 체질을 4가지로 나누고 체질에 따라 몸의 기운이 다르므로 같은 병이라도 치료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제마 본인은 태양인에 속했고, 의학 말고도 철학과 유학, 역학을 다방면으로 연구해 57살 때 사상의학을 정리한 《동의수세보원》을 펴냈다.

 

사상의학에서 인간의 체질을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인간의 주요 장기인 폐, 간, 신장, 비장의 크고 작음과 강하고 쇠한 정도이다. 태양은 폐가 크고 간이 작고, 태음인은 간이 크고 폐가 작으며, 소음인은 신장이 크고 비장이 작고, 소양인은 비장이 크고 신장이 작다.

 

이에 따라 태양인은 강인한 외모, 소양인은 반듯한 외모, 태음인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외모, 소음인은 날카롭고 모범생인 듯한 외모를 지니게 된다. 태양인은 건조하고 열이 조금 있으며, 소양인은 다소 열이 많고, 태음인은 땀을 뻘뻘 흘리고, 소음인은 마르고 차가운 체질이다.

 

이런 기질을 소통에 적용해 보면, 칭찬할 때도 체질별로 선호하는 칭찬 유형이 다르므로 그에 맞는 적절한 칭찬을 해 주는 것이 좋다. 태양인은 발 빠른 결단력과 실행력을, 소양인은 사교성과 활발한 존재감을, 태음인은 우직함과 배려를, 소음인은 정확성과 꼼꼼함을 칭찬해 줬을 때 가장 흡족해하는 편이다.

 

이 밖에도 책에는 체질별 소통 방식이 잘 정리되어 있다. 다만,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이 있기는 하지만 원만한 삶을 위해서는 특정 체질로만 살기보다 후천적으로 다른 체질의 성향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곧, ‘음양화평지인’이 되라는 것이다.

 

(p.137)

한의학에서는 음과 양의 기운이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조화롭고 안정적인 사람을 가장 건강한 사람으로 보는데, 이를 ‘음양화평지인(陰陽和平之人)’이라고 한다. 이를 사상체질에 적용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체질은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의 4가지 기질을 골고루 지닌 체질이다. 이 4가지 기질이 골고루 조화되어 균형을 이룬 사람은 각 체질의 장점을 흡수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어쩌면 가장 완벽한 인간일지도 모른다.

 

언뜻 이런 완벽한 인간상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모름지기 인간관계에서는 강점을 계발하는 것 못지않게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던가. 자신의 타고난 체질이 주는 강점은 백분 살리되, 다른 체질에도 무리 없이 맞춰줄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춘다면 어딜 가나 환영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내 체질은 무엇이고, 상대방의 체질은 무엇인지 아는 것 또한 백전백승하는 하나의 묘법일 것 같다. 나도 상대를 이해하게 되어 편하지만, 상대 또한 나를 편하게 느끼니 관계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평소 사상의학에 관심이 많았다면, 그리고 사상의학을 일상생활과 접목하는 방법이 궁금했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책을 읽고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떤 체질일까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