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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고대부터 현대까지 신발의 역사ㆍ문화 다룬 첫 전시

국립대구박물관 개관 30돌 특별전 ‘한국의 신발, 발과 신’ 열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규동)은 개관 30돌 기림 특별전 ‘한국의 신발, 발과 신’(2024.5.14.~9.22)을 연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신발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발의 진화부터 짚신과 나막신, 금동신발과 왕실의 신발, 신발이 있는 풍속화와 초상화까지 신발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 모았다. 이번 전시에는 무령왕비 금동신발, 식리총 금동신발, 원이 엄마 한글 편지와 미투리, 영친왕비 청석, 안동 태사묘 복식 유물 일괄, 성철스님 고무신 등 316건 531점을 선보인다.

* 보물 14건 23점, 국가민속문화유산 4건 12점

 

 

‘패션의 완성은 신발’

 

사람은 대지를 딛고 일어서 신발을 신고 기후를 극복했다. 신발은 발을 보호하는 기능을 넘어 사회와 문화를 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신발’은 사람이 땅을 딛고 서거나, 걷고 뛰기 위해서 발에 신었던 물건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신발은 ‘신’과 ‘발’이 합쳐진 말로 ‘신다’라는 동사에서 나왔다. 신발은 다양한 형태와 재료로 만들었으며, 제작 방법도 다양했다.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는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른 신발을 신기도 했다. 이처럼 발을 보호하기 위한 신발은 점차 사회문화적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 전시는 방대한 역사를 지니는 우리나라 신발과 복식 문화에 주목해 모두 7부로 구성했다.

 

전시의 시작인 제1부 발의 진화, 신발의 탄생에서는 두 발로 선 인류의 진화 모습을 영상을 이미지와 함께 구성하여 시작부터 몰입할 수 있게 꾸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과 신발의 재료, 신발 제작과 관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제2부 짚과 풀을 엮어 만든 신발에서는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흔하게 신었던 짚신과 미투리를 살펴보았다. 짚으로 만든 짚신과 마로 만든 미투리는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엮은 것이다. 상주가 초상 때부터 졸곡(卒哭) 때까지 신었던 엄짚신이나 어린이 미투리,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미투리 등 다양한 짚신과 미투리를 전시했다. 머리카락으로 엮어 만든 안동 원이엄마 미투리는 신발이 단순히 발을 보호하는 도구가 아닌 애절한 마음과 소망을 담은 물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3부 신분마다 달랐던 신발에서는 신분제 사회에서 권력을 나타내기도 했던 신발 모습을 조망했다. 의례용 신발인 석(舃)은 임금의 구장복, 왕비의 적의와 함께 전시하였고, 신하의 신발인 발목 높은 가죽신 화(靴)는 남구만 초상(보물), 이하응 초상(보물)와 함께 구성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화(靴)가 포함된 안동 태사묘 삼공신 유물 일괄품(보물)은 보존 처리 이후 처음 일반에게 공개된다.

 

 

 

 

 

제4부 기후와 신발에서는 기후를 극복하였던 신발을 소개한다. 비 오는 날 신었던 삼국시대 나막신부터 조선시대 나막신, 기름먹인 가죽신인 징신, 눈 오는 날 신는 설피와 둥구니신까지 함께 전시하였다. 돌이 많고 비가 많이 오는 제주도의 11자형 나막신을 신었다.

 

제5부 패션의 완성, 신발에서는 신발을 신고 패션을 완성하는 데 숨은 공신인 ‘버선’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발은 신었던 날인 혼롓날의 복식을 전시했다. 궁중 여인들의 화려한 활옷과 꽃신은 혼롓날 평민에게도 허용되었는데 이러한 관습을 섭성(攝盛)이라 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완성하는 신발은 복식 문화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의 죽음은 인류가 아주 오래전부터 겪어온 슬픔

 

제6부 죽은 이를 위한 신발에서는 무덤에 넣은 부장품으로서의 신발의 의미와 죽은 이에 대한 추모, 내세관에 대해 살펴보았다. 조선시대 장례용 신발인 습신과 삼국시대 금동신발, 고구려 무덤 벽화에 나온 신발을 소개하였다. 특히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시(集安市)에서 출토되었다고 전하는 고구려 금동신발과 백제 무령왕비, 경주 식리총, 고창 봉덕리, 나주 정촌의 금동신발 등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금동신발을 선보인다. 금속 공예 기술의 정수와 함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다.

 

 

 

 

 

제7부 신발, 조선에서 현대까지에서는 우리에게 신발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는 자리이다. 대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이영희 기증품, 황해봉 장인(국가무형유산 화혜장), 안해표 장인(부산광역시 무형유산 화혜장)의 작품 등을 벽면 가득 전시하여 전통 신발 가운데 혜(鞋)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켜 연출했다. 그리고 20세기 초 새로운 소재와 함께 반세기 가까이 유행했던 추억의 고무신과 관련한 이야기도 전시했다. 또한 성철스님 고무신, 엄홍길 등산화, 서장훈 농구화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신었던 신발을 조명하면서 직업과 기능에 따라 다른 오늘날의 신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전시 입장료는 없다. 단체관람은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https://daegu.museum.go.kr/)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단체 예약 가능 인원은 많게는 60명이다. 갓(2020), 허리띠(2021) 전시에 이어 신발이 들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