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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열의 명리학 다가가기

생명체의 기는 ATP에 저장된 생화학적 에너지다

1편 입문 2장 음양 3절 기의 생물학적 실체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인체는 자연계보다 복합적이고 정교하여 지난 절에 살펴본 음기, 양기의 물리적 의미는 인체의 진실에 잘 부합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우선 인체에 작용하는 음기와 양기의 근본이 되는 기(氣)의 참모습을 알아야 한다.

 

ATP와 ATP 합성효소

 

동식물 간의 에너지 순환을 정리하면, 동물은 식물이 광 합성하는 탄수화물을 우선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계속 산화하여 탄산가스(CO2)와 물 그리고 에너지를 얻으며 식물은 이 탄산가스와 물 그리고 태양 에너지로 다시 탄수화물을 합성하여 자원의 재활용을 이어간다.

 

동물이 탄수화물을 소화하여 만든 포도당은 그 에너지 단위가 너무 커서 동물세포가 곧바로 사용할 수 없다. 잘게 나누어야 하는데 이 일에 RNA(유전암호의 운반체)를 구성하는 단위체인 ATP라는 화합물이 개입된다. 곧 포도당 한 분자의 에너지는 30~40개의 ATP에 나뉘어 내재(內在)되며 이렇게 나누어져야 세포가 활용하기 적당한 크기의 에너지가 된다.

 

ATP를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당은 물론 모종의 장치도 있어야 하는데 유기물 복합체인 이 장치를 그 역할에 따라 “ATP 합성 효소”라고 부른다. 이는 일종의 나노머신(nanomachine 크기가 1/10억 미터 영역인 기계장치)으로 동식물 모두 그 세포의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만들어진다.

 

 

*미토콘드리아 (mitochondria) - 진핵 세포는 DNA를 보호하고 있는 핵을 비롯해 여러 가지 소기관을 갖추고 있다. 그 가운데 미토콘드리아라고 부르는 일종의 원핵 박테리아가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 번식하는 독자적인 생명체로 숙주인 진핵 세포와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숙주세포가 기생세포인 미토콘드리아에게 양분인 포도당을 제공하면 기생세포는 그 양분으로 자신의 생존은 물론 숙주세포가 필요로 하는 ATP를 만들어 되돌려 준다. 동식물의 모든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20억 년 전 어느 날 이 같은 공생 관계가 맺어지며 생명체는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생체 에너지

 

ATP에 내재한 에너지는 ATP가 갖고 있는 인산기가 하나씩 떨어져 나가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각종 생체에너지로 변모한다. ATP는 체온유지와 시각 청각ㆍ촉각ㆍ후각ㆍ미각 등 모든 감각 작용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며 DNA, RNA, 단백질, 당류 등 거대 분자의 합성 그리고 세포막과 같은 세포 구성 성분의 합성에도 요구된다.

 

장기를 포함한 모든 근육의 수축 염색체 이동을 위한 세포운동, 세포내막에서 일어나는 농도를 거스르는 이온 펌핑, 세포막의 전압펄스 생성, 뇌의 각종 기능과 작용, 결국 인간의 의식, 필자가 이 글을 쓰고 독자들이 읽고 생각하는 일에도 ATP 에너지가 쓰인다. 인간이 어떤 음식물을 섭취해도 에너지는 결국 ATP에 화학적 결합에너지 형태로 내재 된다. 이 같은 이유로 ATP를 생체 에너지 화폐라고 부른다. ATP는 DNA와 함께 생명현상(=진화와 번식)을 주관하는 2대 주역이다.

 

기의 실체

 

”기의 생물학적 실체는 ATP에 내재한 화학에너지“라는 가설을 검증해 보자.

 

ATP에 내재한 화학에너지를 기의 실체라 하고 이 실체가 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음기와 양기를 구별하면 좀 더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음양을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명리에서 교감신경계는 양기를, 부교감신경계는 음기를 행사한다고 보는데 두 신경계 모두 같은 ATP 에너지를 쓰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니 신경계에 따라 ATP를 음기로도 양기로도 쓴다고 보는 것이 훨씬 명쾌하고 단순하며 실제로 그 장기가 하는 일에 더 가깝다. 갑상선호르몬이 모자라는 곧 길(拮)증은 음기, 지나친 항(抗)증은 양기의 작용으로 보는데 이는 갑상선이 ATP 에너지를 음기로도, 양기로도 쓴다고 보는 것이 인체가 실제로 하는 일에 더 가깝다는 말이다.

 

자연 현상에서는 음기ㆍ양기가 그 현상의 근본에서부터 구별되지만, 생명체 내에서는 음기나 양기의 근원 에너지는 동일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옳다. 한의학은 인체장기를 장(藏-음장기)과 부(腑-양장기)로 나누는데 예를 들어, 음장기로 구분한 간이 실제로 하는 일은 음기도 있고 양기도 있어서 간을 음장기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런 상황을 간이 ATP를 음기로도 쓰고 양기로도 쓴다고 하는 것이 실제 상황에도 맞고 논리적으로도 정연하다.

 

이상 간단히 검증해 보았으나, ATP를 생물학적 기의 실체로 보는 것은 아직은 가설이니 더 많은 사례를 통한 검증이 있어야 하겠다.

 

※ 다음 연재는 ‘4절 음기 양기의 맛“